尹 “괴담으로 선동하고, 국가 정체성 부정하는 세력들 너무나 많아”
유인태 “해서는 안될 말, 尹이 점점 더 극우에 포획되어 가는 느낌”
하태경 “尹, 반국가세력이 간첩과 차별화된다는 것은 명확히 해야”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윤석열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윤석열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에서 ‘반국가 세력’ 표현을 사용하자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29일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질타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두고 “그렇다면 자기는 그 반국가 세력에 가서 그 요직의 검찰총장은 왜 했느냐”고 쏘아붙이면서 “그건 해서는 안 될 말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이 원래 정치를 시작하려고 할 때 자신은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렇게 점점 더 극우에 포획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너무 깊숙이 극우 쪽으로 이렇게 빨려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주변에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이나 박인환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그런 좀 극단적인 사람들 쓰는 것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 전 사무총장은 “극우에 대한 신앙심이 깊어져 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거듭 비판하면서 “그런 말을 할거였다면, 자기 지지층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의원은 왜 또 징계를 했는가. 그렇게 따지면 표창을 해야했지 않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 세력’들이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며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허위선동과 조작,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면서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하여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박인환 위원장이 최근에 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간첩’ 발언을 두둔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면서 “이거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 센 발언은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이지 지난 정부를 간첩 세력이라고 보는 건 아니다라는 걸 명확히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 의원은 “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박인환 위원장의 간첩 발언과) 시기적 우연함, 우연의 일치라고 보지만, 그러나 보수 진영에는 일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며 “반국가 세력이라는 게 또 일부 강경 우파에서는 간첩이라고 말하고 있기에, 그러니까 법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안보와 국가에 대한 걱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반국가 세력이라는 게 간첩과 차별화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민주당 측에서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하 의원은 “다른 분들은 비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민주당은 우리 보고 친일 매국 세력이라고 그러는데, 이건 더한 표현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정치가 서로 이렇게 강경하게 가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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