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이 3일 스스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과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면담한 뒤 탈당 의사를 밝혔는데,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두 의원에게 “끝까지 같이 못하는 데 대해 미안하다. 결단해줘 감사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최고위 직후 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에 맞서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윤 의원은 “저는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결단했다. 그동안 여러 일로 당에 많은 누를 끼치고 국민에 걱정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여러 사실관계에 대해 할 말이 많지만 앞으로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해서 밝혀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함께 한 이 의원 역시 “선당후사의 정신을 갖고 윤 의원과 함께 탈당하고 법적 투쟁으로 진실을 밝혀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국민과 지역구민, 그리고 당에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한 목소리를 냈는데, 다만 그는 “이번 사태 발생 원인 중 하나는 검찰의 정치 공세도 한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검찰을 겨냥해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이 의원 측은 당초 ‘탈당을 수용할 수 없다’는 지역당원 결의안을 당 지도부에 제출하려던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철회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이 ‘탈당 불수용’ 결의문과 관련해 이 의원 측은 이날 “지역 당원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움직임은 있었으나, 당의 부담을 덜고 혼란을 막기 위해 당원들을 설득해 마음만 받기로 했다”며 “지역 당원들 입장에선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의견 자체에 동의하지는 않았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두 의원 모두 자진 탈당으로 입장을 정리한 데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의 분위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관측되는데,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탄압이니까 이걸 방어해야 한다, 수사 거부해야 된다는 분위기는 아니다. 지도부에서 당사자들에게 탈당 권고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고 그 얘기가 전달됐을 것”이라고 발언했으며 권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나와 “(두 의원) 본인들도 그렇고 당 입장에서도 그렇고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해나가기 어려운 거 아닌가 하는 게 중론”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에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측에서 현역 의원과 지역상황실장, 지역본부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윤 의원과 이 의원이 돈 봉투를 전달하는 중간책 역할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300만원이 담긴 돈 봉투 10개를 받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명에게 나눠줬다고 보고 있는데, 두 의원을 비롯해 관련자 9명에게 이미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고 현재 송 전 대표 최측근인 보좌관 박모씨를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