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전쟁 나도 상관없다는 인식과 태도가 전쟁 부를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 윤미향 무소속 의원(우). 사진 / 시사신문D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 윤미향 무소속 의원(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북한의 도발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야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4일 민주당 평화·안보 대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도발 양상과 강도가 이전과 달라진 상황이라 매우 우려된다”며 “한미의 연합훈련 연장 결정을 보류하고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 비슷한 안보 위기가 초래됐던 2017년 선제적 군사훈련 중단 사례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는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반발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수차례 발사하자 당초 4일 종료 예정이었던 훈련을 오는 5일까지 하루 더 연장하겠다고 맞대응에 나섰는데, 한미안보협의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3일(현지시간) “이 훈련 자체는 매년 해오던 것인데 이번에 좀 더 규모를 키운 것이고, 대통령 지침이 아니라 제가 미 국방부장관에게 요청해서 하루 더 연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조치에 한층 격앙돼 박정천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비질런트 스톰 연장에 대해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며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성 담화를 내놓은 뒤 당일 야간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런 상황을 꼬집어 이 대표는 “군대의 존재 이유는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전쟁이 나도 상관없다는 인식과 그런 태도가 전쟁을 부를 수 있고 공멸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강경 일변도 대책은 시원하기는 하겠지만 더 큰 대치를 불러오기 때문에 강 대 강 일변도 대응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반도에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평화를 만들어 내는 담대한 전략, 결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남북미 모두가 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추가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해야 한다”며 “대북특사 문제도 적극 검토할 때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국가원로자문회의 소집이나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긴급회동도 검토해주시길 당부드린다. 정치권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이런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호소했는데, 비단 이 대표 외에도 정치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전부터 나온 바 있다.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던 윤미향 무소속 의원도 앞서 지난 2일 오후 자신의 SNS에 “우리 하늘에 240여대의 전투기가 군사훈련을 하며 평화를 위협하고, 그에 맞서 북에서 미사일이 날며 과거 훈련으로만 하던 공습경보 발령이 실제가 됐다. 한미 합동 공중 군사훈련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유동 상근부대변인이 “북한 도발에 항의하기는커녕 유감 표시도 아니고 한미 합동 공중군사훈련을 멈추라는 거냐. 한반도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주체는 시도 때도 없이 도발을 일삼고 대한민국 국민을 위협하는 북한이지 대한민국이나 미국이 아니다”라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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