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에 '족쇄' 채운 국힘, 李 차기총선 출마에 급제동
전재수 "李 토사구팽 당해...굉장히 나쁜 정치 하는 與"
정미경 "李 제명 안한 이유?, 신당창당의 명분 되기에"
김기현 "에너지 넘치는 이준석, 멀리 보고 정치 해야"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무너져 가는 보수 정당에 청년 정치로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했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의 가처분 소송 기각에 이어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징계까지 내려져 사실상 코너에 몰리며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이 전 대표는 그간 '내부총질' 비판을 받으면서 당과 '가처분 소송' 전쟁을 진행해 왔지만, 전날 법원이 '정진석 비대위'에 손을 들어 주며 이 전 대표가 제기했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을 기각시켜 상황이 반전되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같은날 밤 '이준석 리스크'가 제거된 국민의힘 윤리위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양두구육'·'신군부' 표현 등을 이유를 들며 시작된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 심의에서 보란듯이 '당원권 정지 1년'을 추가 징계하는 결정을 내려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정치 활동에 족쇄를 채웠다.
즉, 차기 총선의 출마를 희망하고 이를 목표로 달렸던 '0선'의 이 전 대표는 지난 징계에서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에 이어 '1년' 추가라는 징계를 받게 되어 사실상 그는 2024년 1월까지 당원권이 정지 상태(2024년 1월 8일까지)에 놓여 같은해 4월에 열리는 총선에 출마하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 45일 전에 결정되는 공천권을 받기 위한 심사에서 '책임 당원' 3개월 회비 납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출마 자격을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그가 회비 납부 조건을 충족하기 못하더라도 출마 할 수 있는 방법은 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는 방법 밖에 없기에,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이 전 대표에게 족쇄를 채우고 희망고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들도 나오고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7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당원권 정지 1년' 추가 결정과 관련해 "2024년도 국회의원 선거 공천이 2월 말 정도, 3월 초에 끝이 난다고 치면 공천 문제 때문에 당이 제일 시끄러울 때다"면서 "(국민의힘은) 앞으로 이준석이 하는 거 봐서 공천을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다는 거 아니냐"고 풀이했다.
이어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을 뒤에서 비판하고 당을 디스하고 다니면 '너는 공천 없다. 앞으로 개과천선해서 협력해라. 협력하면 공천 주겠다'는 것"이라면서 "너무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1년 6개월의 당원권 정지다. 국민의힘이 굉장히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토사구팽을 당한 것"이라고 맹폭했다.
더욱이 그는 국민의힘에서 이 전 대표에게 '탈당 권유'나 '제명'을 결정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차기 총선이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거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이준석을 어쩔 수 없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윤 대통령의 지금 지지율이 너무나 최악이고, 이런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힐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많기 때문인데, 총선의 표에 도움이 되는 이준석이라는 카드를 남겨놓은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심지어 함께 출연한 정미경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추가 징계에서 당원권 정지를 1년으로 한 것과 관련해 "사실 당원권 정지 2년, 3년은 거의 제명과 비슷한 거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만약에 제명이나 제명 비슷한 걸 하게 되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의 명분을 (국민의힘이) 주게 되는 거다. (당은 차기 총선에서 보수 표가 분산되면 안되기에) 아마 신당창당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가) 추가적인 징계가 없도록 좀 됐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제가 여러 차례 자중자애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선당후사(先黨後事)·선공후사(先公後私)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는데 이 전 대표가 좀 더 공인의 자세로 돌아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여전히 포텐셜(잠재력), 에너지가 있는 분이니, 좀 더 멀리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지는 것 같지만 지금 져주는 것이 이기기도 한다. '10보 전진'을 위해서 '1보 후퇴'하는 것이 오히려 지도자다운 모습일 것"이라고 조언하면서 "(이 전 대표도) 힘을 합쳐서 우리가 좀 더 건전한 보수당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