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해놓은 제도들이 지켜질 때 방송 독립성으로 이어진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임기 완주 의사를 거듭 밝히며 도중에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가운데 두 번째로 열린 이날 국회 과방위 회의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은 첫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불참한 채 진행됐는데, 한 위원장은 김영주 의원이 여권의 사퇴 압박과 관련해 임기 완주를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법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7월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한 위원장은 “중립적이지 않다는 생각도 있으신 것 같은데 나름대로 중립성·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방통위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방통위만의 문제가 아니고 언론과 방송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는데, 박찬대 민주당 의원이 ‘방통법 1조 1항에 방송위가 명시돼 있는데 방통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려면 무엇이 필요하느냐’고 질문한 데 대해서도 “설치법에 따라 방통위는 합의제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고 위원들 신분 보장, 임기제를 보장하고 있다”고 거듭 임기 보장을 강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한 위원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은 대부분 협의제 기구인 전체회의에서 이뤄진다”며 “방통위 설치법이 설계해놓은 제도들이 지켜질 때 방통위의 독립성이 유지되고 방송의 독립성도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한 데 이어 감사원의 방통위 감사에 대해서도 “피감기관장으로서 감사의 적절성에 대해 언급하기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나 개인적으로는 정기감사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MBC는 민주노총 소속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한다는 발언한 것에 대해 방통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적절하다고 보느냐’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엔 “정치인은 다양한 주장을 할 수 있으나 우리 법이 규정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독립 이런 부분에 해가 되는 발언을 해선 안 된다”라고 입장을 내놨는데,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한 위원장에 한껏 힘을 실어줘 이인영 의원의 경우 한 위원장이 국무회의 참석대상에서 배제된 점을 꼬집어 “대통령의 협량함인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직격했다.
다만 민주당 의원들은 여당 의원들이 아예 불참한 상황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의 태도를 비판하는 발언도 쏟아냈는데, 정 위원장은 “오늘도 불참했는데 상당히 유감스럽다. 국회법에 보면 간사 간 협의지 합의가 아니라서 협의를 충분히 하되 잘 안 되는 경우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개회할 수 있고 안건 상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원칙에 띠라 운영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으며 고 의원도 “국민의힘에선 야당일 때에도 국회 업무를 원활히 하는 것에 협조가 잘 안 됐었는데 여당인 지금까지도 이러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기에 이런지 유감스럽다”고 한 목소리로 일침을 가했다.
한편 국민의힘 소속 과방위원들은 지난 27일 열린 첫 전체회의를 정 위원장이 간사 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정 공지했다며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열린 두 번째 전체회의에도 나타나지 않았고, 같은 날 국민의힘 미디어특위에선 KBS가 ‘미남당’이란 드라마에서 보수정당을 악마화했다며 2년 전 ‘출사표’라는 드라마 사례까지 꼬집어 김의철 KBS 사장에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이런 부적절한 설정이 드라마나 외주 제작자의 독자적 판단인지,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인 드라마센터장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국회에 나와 설명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