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4000명 정도 만남 신청해줬다. 오늘 뵐 분들은 문자 갔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합당 선언 한 뒤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과 합당 선언 한 뒤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김기범 기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후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당원들과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여론전을 통해 당내 입지 강화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앞서 전날 “지난 며칠 구석구석을 돌면서 저와 이미 교류가 있는 당원 동지들과 대화하고 있지만 더 많은 분과 교류하고자 한다. 언론노출 등을 위해 만나는 게 아니기에 사전에 공개일정으로 모든 일정을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며 “정보를 기입해준 당원들에게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먼저 연락 올리도록 하겠다”는 글을 주소지, 연락처 기입 양식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던 이 대표는 하루 뒤인 이날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밤사이 4000명 정도 만남신청을 해주셨다, 20인 이상 신청해준 기초자체단체부터 찾아뵙겠다. 오늘 뵐 분들은 문자가 갔을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미 이 대표는 앞서 지난 8일에도 자신의 SNS에 “국민의힘 당원이 되는 빠르고 쉬운 길은 온라인 당원가입이다. 한달에 당비 1000원 납부 약정하면 3개월 뒤 책임당원이 되어 국민의힘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글을 올린 데 이어 11일에도 재차 페이스북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이다”란 글을 올렸는데, 이는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 여론을 모아 이번 윤리위 징계로 흔들린 입지를 다시 굳히려는 뜻으로 비쳐지고 있다.

실제로 넥스트위크리서치가 KBC광주방송·UPI뉴스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실시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95%신뢰수준±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대표는 22.9%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나왔는데, 안철수 의원은 20.4%,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12%, 김기현 전 원내대표 5.9%,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만큼 미리 자신을 지지하는 책임당원을 늘려 차기 당권을 노려보겠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 당장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김용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이번뿐만이 아니라 당원 모집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본인이 의지하고, 믿고 같이 갈 수 있고 당원 외연 확장을 통해 본인의 뜻을 함께 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 대신 당 대표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권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YTN ‘뉴스Q’에 출연해 “징계 일주일이 지난 시점까지 우리가 예상했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봐선 윤리위 결정을 수용한 것 아닌가 조심스럽게 해석한다”는 입장을 내놨었는데, 그는 1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선 차기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엔 “원내대표 하나만 하기에도 벅차고 제가 뭐 원톱이 되고 싶어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게 아니다. 윤리위 결정에 아무 영향력 없었고 개입도 안 했는데 이상하게 과도한 욕심 가진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권 직무대행은 ‘이 대표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사퇴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진행자의 질문엔 “어떤 경우의 수가 있더라도 당원들 지혜를 모아 당헌·당규에 따라 해결하면 될 것이다. 위기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이 대표를) 토사구팽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의 주장은 우리 당 내분을 일으키려는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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