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면전서 불출마 요구도…조승래 “공천이 국민 상식 부합 못해”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패배선언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이재명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패배선언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이후 처음으로 가진 1박2일간 워크숍을 마무리하고 팀별 토론 결과를 종합해 발표했는데, 사실상 이재명 의원을 저격하는 내용으로 비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소속의원 155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 워크숍을 24일 마쳤는데, 선거 패배 분석부터 당 혁신, 8월 전당대회 관련 룰 개편, 민생경제 위기 극복 방안, 원구성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전날 밤늦게까지 이어졌던 팀별 토론 결과를 조승래 전략기획위원장이 이날 발표했으나 그 내용상 이 의원을 압박하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지난 선거에서 민심과 부합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당 안팎의 비판을 수용하고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운을 띄운 조 위원장은 비록 “특정 시기, 사안,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수년간 축적된 결과라는 게 공통 인식이고 특정 사람에 대한 책임도 경중을 따질 수 있겠지만 당 전체가 책임과 성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도 “선거 준비 과정에서 공천이 국민 상식에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꼬집어 대선후보이기도 했으며 당내 만류에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선 출마를 강행한 이 의원을 압박했다.

특히 서울에 연고가 없는 ‘친이재명계’ 인사인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그로 인해 공석이 된 인천계양을 지역구에 마찬가지로 연고도 없는 이 의원이 등판해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결국 서울시장 선거 역시 구청장은 민주당 후보가 일부 당선됐어도 시장 선거에선 큰 격차로 참패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국민 여론이 아니라 강성 지지층 등 일부 특정 계층의 목소리에만 집중했다가 패했다고 판단했는지 “우리의 눈높이를 국민, 당원 지지자, 핵심 당원 등 어디에 맞춰야 하나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고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데 부족한 것 아니었나”라고 꼬집었으며 특히 이 의원을 적극 지지하는 ‘개딸’ 등의 강성 팬덤을 겨냥한 듯 “서로 존중, 이해, 협력하는 정당 문화를 갖는 게 중요한데 그런 문화 측면에서 (팬덤 정치를) 절제하거나 바꿔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내 조직이나 인간관계 등을 제로베이스로 두고 새로 구성하는 게 중요하지 않느냐는 문제의식도 있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계파 갈등 해소 필요성 때문에 나온 발언이겠지만 이 역시 그동안 먼저 앞장서서 계파 모임 해체에 나서면서 ‘처럼회 해체’도 요구해온 친문계, 정세균계의 의중이 담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결과적으로 차기 대권을 위해 당내 ‘친이재명계’를 더욱 늘려야 되는 이 의원에게는 불리한 내용으로 비쳐지고 있다.

다만 조 위원장은 8·28전당대회와 관련해선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는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당심과 민심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는데, 기존 전당대회 규칙이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등 당심이 크게 반영되는 구조인 만큼 당심 50%, 민심 50%로 균형을 맞추도록 바꾸자는 일부 친이재명계나 97그룹 인사들의 주장에 힘이 실린 셈이어서 이는 이 의원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워크숍에선 이 의원의 면전에서 전당대회에 불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잖이 나왔다는 게 이 의원을 압박하고 있는데, 실제로 설훈 의원은 자유토론에서 이 의원에게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라’고 했으며 홍영표 의원은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제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24일 “많은 분의 좋은 의견을 들은 것 같다”면서도 “국민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써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워크숍 소감을 밝혔을 뿐 전당대회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엔 침묵해 당내 전대 불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권 도전을 끝까지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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