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이’ 자도 안 나왔다…협상에 찬물 끼얹는 게 여당 원내대표 자세냐”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원 구성 협상 조건으로 대선 당시 이재명 의원에게 국민의힘이 제기했던 고소·고발 취하를 제시했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주장에 박홍근 원내대표가 22일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많은 고민 끝에 협상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진심으로 오늘 중 권 원내대표와 만나 정말 국회를 정상화할 진정성,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이후 기사 봤더니 정말 얼토당토않은 발언을, 이 살얼음 같은 협상 상황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해서 기가 차다”며 권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공부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에 참석해 “(민주당이) 계속 원 구성과 관계없는 조건을 붙인다. 민주당이 대선 과정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라는데 전부 우리가 한 것은 이재명 후보에 한 것”이라며 “이재명을 살리기 위해 정략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는데, 박 원내대표는 이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이게 협상 상대에게 할 얘기냐. 더 공들이고 설득하고 양보안을 제시해도 부족할 판에 없는 사실을 얘기하는 게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온당한 자세냐”라며 “이 문제와 관련해 제가 들은 유일한 사실은 지난 4월 천안함 추모 행사에서 제 옆자리에 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선 때 고소·고발 사건을 어떻게 하려 하냐’고 저한테 물어와서 제가 ‘이건 원내 업무가 아니고 당무다. 그래서 우리 당 비대위원장이랑 상의하는 게 좋겠다’고 얘기한 게 전부”라고 반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에게도 확인해보니 이재명의 ‘이’ 자도 안 나왔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정쟁을 유발하고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게 집권여당”이라며 “나는 (권 원내대표가) 사실을 왜곡한 것을 바로잡아주고 사과하지 않으면 오늘 중 만남을 갖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 뿐 아니라 국민의힘과 원 구성 관련 실무 협상을 해온 진 원내수석도 “권 원내대표가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내가 이재명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해줄 것을 원 구성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발언했는데 전혀 그런 적 없다”며 “내가 얘기한 것은 원 구성 조건과 무관하게 대선과 지방선거 치르는 과정에서 양당이 정치적으로 고발한 것 등이 있으니 이것은 서로 신뢰회복 차원에서 취하하는 게 어떠냐고 하는 의사타진을 한 적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에 대해 선거가 끝나면 늘 그래왔지 않느냐는 식의 공감도 상대 수석이 표한 바 있다. 신뢰회복 차원에서 고소고발을 양당이 공동으로 취하하자고 의사타진 했을 뿐이지 원 구성 협상 조건 전제라는 얘기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그게 원 구성 협상의 전제조건이라 인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역설했는데, 이날 중 여야 수석끼리라도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선 “우리 원내대표도 안 만난다고 하고, 나도 이런 상황에 어떻게 만나느냐”고 답해 사실상 오늘도 여야 간 원 구성 문제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