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불법적 시위방식 중단하라 요구할 수 있어야"
"불법 시위방식, 정치권도 이제는 적극 목소리 내야"
지하철시위 중단 선언한 전장연, 삭발 투쟁으로 전환
전장연측 "이동권 문제, 지난 21년 동안 외쳐 왔어"
고민정 "이준석, 그렇게 해서 얻는 건 무엇인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신년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와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관계자들이 신년 결의대회를 하고 있는 모습.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대해 '다수의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불법적 시위 방식이 아닌 평화적인 시위를 해달라'고 비판 목소리를 내면서 전장연측과 연일 대립각을 보였다.

이 대표는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전장연이 시민의 교통권을 방해하는 방식의 불법적 시위 행위에 대해 "어느 책임 있는 정치인도 나서지 않아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었다면, 당연히 전장연의 '불법적 시위 방식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이 지금 젊은 세대들과 서울 시민들이 바라는 정치의 방법일 것"이라고 거듭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지금까지 정치 문법은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는 문법이었기에, 지난 몇 개월 동안 시민들과 전장연 간의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아무도 조정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이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앞으로 정치권이 (국민통합과 질서 유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이 대표는 전장연의 시위 행위에 대해 "(최근) 굉장히 톤이 달라졌다. 오세훈 시장이 들어온 뒤로 (전장연 측은) 서울시장을 볼모 잡는 형태로 진행되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니깐 심상정 후보가 찾아왔다는 이유에서 시위를 중단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5.18과 세월호 사건과 관련된 피해자와 유족들의 아픔을 거론하면서 "이런 분들이 최대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 의사를 들리게 했다는 얘기를 저는 들어보지 않았다"며 전장연 측의 시위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더욱이 이 대표는 전장연 측이 자신들에게 사과해 줄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들은) "이준석한테 불만이 있으니까 서울 지하철 2호선 타는 시민들의 발을 멈춰 세우겠다니, 이건 무슨 논리적 개연성인가"라고 따져 물으면서 "이건 문명적인 방법이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앞서 전날에도 "전장연의 시위가 아니라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 시위 방식'을 지적한 것"이라면서 "잘못된 방식으로 목표를 이루려고 하는 것에 대해선 제지해야 한다. 정치인이 이를 말하지 않는 건 비겁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반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해왔던 전장연 측은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최근 출근길 시위는 멈췄는데, 다만 자신들에게 쓴소리를 하고 나선 이 대표에게는 대립각을 보이며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더욱이 이들은 시위 방식도 바꿔 오는 4월20일까지 경복궁역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삭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박경석 대표는 전날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장애인 이동권 보장권과 관련해 "법이 있었으나 법에 명시된 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다"면서 "비장애인이 볼 때는 공기와 같은 이동 문제를 (우리는) 지난 21년 동안 외쳐 왔지만,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전장연 측과 시위 방식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그렇게 해서 이준석 대표가 얻는 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 대표를 향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일부라도 해결해 드리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이 대표의 논리구조는 '나한테 사과를 요구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절대 틀리지 않는 사람이야. 누가 이기는지 끝까지 가보자'라는 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대표는) 우리 세상을 더이상 오징어게임장으로 만들지 말라"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다만 고 의원은 이 대표가 지적한 전장연의 불법적 시위 방식에 대해서는 정작 의견을 내지 않아 일각에서는 고 의원의 글에 대해 '이준석 때리기'를 위한 '비판을 위한 비판인 것'이라고 씁쓸해 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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