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 번째 인상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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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신문 / 임솔 기자] CGV가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다. CGV 측은 위기 극복과 영화산업의 선순환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벌써 세 번째 인상인 만큼 관람객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CGV는 오는 4월 4일 상영작부터 영화 관람료를 1000~5000원 인상한다고 25일 밝혔다.

성인 2D 영화 관람료는 1000원이 올라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으로 인상된다. IMAX를 비롯한 4DX, ScreenX, SPHEREX, 스타리움 등 기술 특별관은 2000원씩 인상되며, 씨네드쉐프, 템퍼시네마, 골드클래스 등 고급관은 5000원씩 인상된다. 단 군인·경찰·소방공무원 및 장애인·국가 유공자 우대 요금은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다.

CGV 측은 “코로나19 이후 영업시간 제한과 띄어앉기 등의 제약으로 관객이 급감했고, 이로 인해 주요 기대작들이 개봉을 미루며 영화산업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영화관의 적자는 누적돼 경영 위기가 가중되고,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한국 영화산업은 2021년 매출 1조23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 중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조5093억원) 대비 약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극장 매출감소율은 이보다 더 높아 2019년(1조9140억원) 대비 70%가 줄었다. 한국 상업영화의 추정 수익률 역시 -50%에 육박해 영진위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개봉하는 영화들의 대부분이 제작비 대비 50% 가량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개봉하는 영화마다 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60여 편이 넘는 상업성 있는 국내 영화 기대작들이 개봉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해외 블록버스터들 역시 개봉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개봉이 확정된 영화들마저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수시로 개봉일을 변경해야 하는 등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특히 CGV는 임차료 및 관리비 등 고정비 증가, 상영관 취식 금지로 인한 매점 매출 급감, 영업시간 제한, 좌석 띄어앉기, 방역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 2년간 국내에서만 약 3668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설 연휴가 있던 2월 이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상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2020년 2월 이후 25개월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GV는 이번 영화 관람료 인상을 통해 제작·투자·배급 등으로 분배되는 금액이 늘어나 영화업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CGV 자체로도 극장 안정화 및 사업 개편 등을 추진하며 생존을 위한 기반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CGV 관계자는 “투자·제작·배급·상영이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는 국내 영화산업은 코로나 이후 그 어떤 산업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어 붕괴 직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영화산업의 생존을 위해 피치 못하게 관람료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을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 분들의 부담을 늘리게 돼 매우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좋은 영화들이 지속적으로 극장에 걸리게 하고 이를 통해 전 국민이 위로를 받으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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