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거리에서 선거운동 중에 '표삿갓TV'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에게 망치로 보이는 둔기로 3~4차례 머리를 폭행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여권에서는 한 목소리로 국민의힘을 탓하며 '백색 테러'를 주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송 대표의 폭행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마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한 목소리로 우파가 가하는 정치적 폭력을 뜻하는 "백색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만 곧 이어 송 대표를 공격했던 가해자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자신의 진영에 있는 유튜브채널 운영자임이 빠르게 알려지자 국민의힘을 비판했던 글들을 순식간에 삭제하는 헤프닝이 일었다.

특히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 국가 대한민국에서 백주 대낮에 여당 대표에게 백색 테러가 벌어졌다"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하여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두운 과거로 돌아가면 안된다"며 "우리 모두 평화를 위해 민주공화국을 지키자"고 여권 지지층들을 향해 지지 결집을 호소했다. 

아울러 기동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송 대표가 백색 테러를 당했다"며 "말로만 듣던 백색 테러다"라면서 국민의힘 공격에 가세했고, 신동근 의원도 "백주 대낮에, 그것도 여러 사람이 운집해 있는 공개 장소에서 왜, 어떻게 이런 백색 테러가 일어났는지 빠른 진상규명이 이뤄지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일사분란하게 '백색 테러'라는 프레임 씌우기에 나선 모습을 보여줬다.

더욱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온 황교익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공화정의 축제가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다"면서 "국민의힘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있었고,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경고 메시지를 내보내지 않은 탓이 크다"고 결을 같이 했다.

다만 황씨는 다른 게시물을 통해 자신이 지운 글을 다시 공유하면서 "이번 대선기간에 있었던 여러 폭력 행위를 떠올렸다"며 "국민의힘 유세장에서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있었고 여기에 대한 국민의힘의 경고가 미흡했음을 제 페북에서 지적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마치 국민의힘을 의도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그런 글을 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듣고 있다"며 "송영길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직접적으로 국민의힘에게 책임을 물은 것처럼 읽혔다면 저의 미숙한 글솜씨 탓이다. (그러나) 제 글이 진영 논리에 의해 편파적으로 해석되는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송영길 대표가 유세도중 '표삿갓TV'라는 유튜버에 의해 둔기로 피습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이어 송 대표에게 "병원으로 이동하셨다고 하는데 무탈하시길 기원한다"고 위로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표는 "해당 유튜버의 채널을 보니 오랜기간 송대표님을 따라다닌 것 같다"며 "계획된 범죄인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내비쳤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가해자에 대한 신상을 재빠르게 알리면서 민주당이 '백색 테러' 프레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속에서 역습의 기회를 주지 않고 최소화했다며 그의 대응력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더해 '표삿갓TV' 유튜버가 올린 영상들을 보면, 송영길 대표의 유세 내용을 일일이 촬영하면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비판하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적극 옹호하는 영상들이 올려져 있어 일각에서는 '자작극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