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이후 킥보드 사용자 성장세 꺾여
서울시, 따릉이 확대 계획 발표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이후 공유 킥보드 앱 이용자수가 감소했다. ⓒ아이지에이웍스
도로교통법 개정안 시행 이후 공유 킥보드 앱 이용자수가 감소했다. ⓒ아이지에이웍스

[시사신문 / 임솔 기자]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공유킥보드 업계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가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서울시가 따릉이의 확충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유킥보드 업계가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6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9월 1일부터 같은달 30일까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월 따릉이 앱의 월 사용자수(MAU)는 69만931명으로, 올해 1월(21만5736명) 대비 사용자수가 3.2배로 늘었다.

반면 지쿠터, 빔, 씽씽 등 주요 킥보드 앱의 MAU는 1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지난 5월부터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전동킥보드를 타면 이용자에게 범칙금 부과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지쿠터와 빔, 디어 정도만 개정안 시행 전과 비슷한 MAU를 회복했고 씽씽과 알파카, 킥고잉, 라임은 27%~43%까지 감소했다.

앞서 정부는 5월 13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시행토록 했다. 이에 따라 전동킥보드의 ▲무면허 운전 ▲어린이 운전 ▲동승자 탑승 ▲헬멧 미착용 등이 법으로 금지됐다. 처벌도 수위가 꽤 높은 편인데, 무면허 운전의 경우 범칙금 10만원이 부과되고 어린이 운전 시 보호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2인 이상 탑승할 경우 4만원, 헬멧 미착용은 2만원이 부과된다.

이용자들은 대부분 짧은 거리를 짧은 시간에만 이용하고 있어서 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 개인 헬멧을 구매해 하루 종일 가지고 다니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업체 측에서는 공용 헬멧을 구비해 킥보드와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는 물론, 비나 미세먼지 등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공용 헬멧을 꺼리는 이용자들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 공공자전거(따릉이) 대여소에서 현장 점검을 한 후 시민과 함께 시승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앞 공공자전거(따릉이) 대여소에서 현장 점검을 한 후 시민과 함께 시승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따릉이 시즌 2’ 준비중”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는 최근 따릉이 6000대를 내년가지 추가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공유킥보드 업계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따릉이 인프라 확대계획’을 통해 따릉이 6000대(올해 3000대, 내년 3000대)를 신규 도입하고 안전강화 및 운영효율화 등 질적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내년 따릉이 운영규모가 총 4만3500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자전거 확대와 함께 대여소 250개소, 거치대 3000개도 추가 설치된다.

인프라 확대와 함께 따릉이 이용률도 큰 폭으로 상승해 회원 수는 325만명을 돌파했다. ‘따릉이’의 올 1~9월 이용률은 작년 동기 대비 36.4%가 증가했으며, 특히 출근시간대(8~10시) 이용률은 58.68%, 퇴근시간대(18~20시) 이용률은 41.91%가 증가해 생활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시는 더 나아가 대여소 설치 후 모니터링을 통해 거치대수를 이용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이용률이 적어 거치대수가 많을 필요가 없는 대여소에서 이용률이 높아 추가적인 자전거 배치가 필요한 대여소로 거치대를 옮겨 자전거 이용효율성을 증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자전거배치프로그램 운영으로 출·퇴근 시간대 대여소 간 자전거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현장정비를 확대 하는 등 운영효율화에 나선다. 또한 시민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 도입하는 따릉이는 차체를 강화하고 야간시인성 개선을 위해 바퀴휠에 반사판 개수를 늘려 부착하도록 조치했다.

따릉이 정책수립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따릉이 앱이 추천하는 포화도 높은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대여하고 자전거 배치가 부족한 대여소로 반납 시 인센티브 부여(1일 1회 적립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자전거도로 등 인프라 확충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 청계천로 자전거전용도로 개통으로 도심에서 한강까지 바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완성했다. 내년 6월에는 청계천과 정릉천을 자전거교량으로 연결로 고려대, 성신여대 등 동북 대학권을 한강까지 연계하는 자전거도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향후에도 지속적인 자전거도로 확대로 자전거 이동이 더욱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어떻게 하면 서울을 자전거 천국으로 만들고 따릉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지금 서울시는 ‘따릉이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지난 9년간 따릉이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고치고 손봐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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