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과 공정 경쟁' 내세운 이준석 "선출직 공직자라면 능력 갖춰야"
김재원 "선출직에 자격시험이라니...민주주의 근간에 맞지 않아"
정청래 "시험만능주의...인성 어떻든 시험점수 높으면 장땡인가"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이 이준석 대표의 핵심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제도 도입'에 대해 "민주주의의 근간인 국민주권주의 대원칙에 맞지 않다"고 17일 직격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하여 "민주주의가 확립된 문명국가에서 선출직에 시험을 치게 하는 예를 들어본 적 없다"며 "공직은 참정권의 영역"이라면서 "선출직은 시험제도에 의하지 않고 국민이 선출하도록 만든 제도"라고 설명하고 나섰다.
그는 이 대표를 겨냥 "공천권 자체가 국민의 몫인데 여기에 시험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라면서 "시험을 보는 건 국민주권주의 대원칙에 맞지 않고 공직후보자 추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부를 하지 못했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국민과 애환을 함께하면서 이를 정책에 반영해주는 역할을 하는 지도자를 많이 봤다"며 "특히 지역에 가면 학교에 다니지 않은 분, 컴퓨터 근처에 가보지 못한 분도 선출직으로서 훌륭한 분들을 여럿 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일방적인 시험으로 (공직후보자를) 걸러내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깊이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최고위원은 "당직에 대해 실적주의·능력주의 시험은 일정 부분 인정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3000명을 모두 검증하기 쉽지 않다"며 "예를 들면, 요즘 2030 청년 직장인 중에 엑셀 못 쓰는 사람은 없다"면서 "우리 당의 선출직 공직자라면 그런 능력은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면서 "(시험 방식은) 기초적인 자료 해석 능력, 표현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독해 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며 "일종의 운전면허시험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이 대표는 '능력과 공정한 경쟁'을 앞세워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제도 도입'을 자신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었다.
한편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때 코미디 프로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유행했었다"면서 "인성이 어떻든 시험점수만 높으면 되고 과정이 어떻든 돈만 잘 벌면 장땡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겨냥 "컷트라인에 걸리면 아무리 훌륭해도 피선거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공부 머리와 정치 머리는 다르다. 공부 머리 중에서도 문과 이과가 다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험만능주의는 황금만능주의를 닮았다"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지적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준석, 시험 쳤으면 당대표 됐을까"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