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협상이 13일 오후에도 결렬되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겠다는 의사를 밝혀 결국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은 더불어민주당 단독 처리 수순을 밟게 됐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박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만큼 국민과 야당의 의사를 충분히 수용하고 반영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으며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도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박 의장은 더 이상 소모적 논쟁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늘 본회의를 열어 총리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결과를 전했다.

사실상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총리 인준안을 처리하겠다는 의미인데, 다만 한 수석은 법사위원장 등 다른 쟁점사안들은 별개라는 듯 “오늘 본회의 안건은 총리 인준안 하나”라며 박 의장이 본회의 개회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선 “다음 주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고 총리마저 없을 경우 총리와 대통령이 모두 국내에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국무총리 공백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김 대표 권한대행이 “국민 눈높이에는 장관 후보자 3인 중 한 명도 적합하지 않다. 최소한 2명 박준영·임혜숙 후보자에 대해선 부적격자로 다른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래서 인사청문 절차와 인사안에 대해 저희가 동의하기 어렵게 됐다”고 총리 인준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대표 권한대행은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7시에 본회의를 연다면 저희도 강력한 항의의 뜻을 나타내겠다. 구체적 항의표시는 의원총회를 통해 확정지어서 그에 따른 행동을 취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이 문제는 인사권자가 결단해야 할 문제다. 대통령에게 면담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까지 요청했다.

하지만 의석수에서 밀려 실질적으로 원내에서 저지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오후 7시 본회의에서 김 총리 후보자 인준안은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