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지금 떨고 있니?”

지난 3월28일 동원F&B 주주총회에서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해관 동원F&B 사장이 주주들에게 사죄하는 뜻으로 큰절을 한 것이다.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 사장은 개회 선언에 앞서 “불미스러운 참치캔 칼날 혼입사고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식품 안전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큰절을 올렸다. 이날 주총에서는 박철만 공동대표이사가 참치사건에 대해 책임사퇴하고 정용세 영업본부장이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김 사장의 마음도 편치 않다는 것이 동원F&B 안팎의 전언이다. 참치캔 소동 이후로도 끊임없이 문제들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동원F&B가 제조하는 즉석 밥이 유통과정의 문제로 곰팡이가 슬었고, 녹차에서도 부유물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소시지에서 머리카락과 유사한 이물질이 발견됐다.
동원F&B 측 은 칼날 발견 초기에 “공정상 들어갈 수 없다”고 해명했다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사태가 연달아 터지자 참담한 분위기다.

김 사장도 초기에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지만 연이은 분위기에 현재까지 구체적인 대책이나 방법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공동대표가 사임한 만큼 적잖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김 사장의 도파구 몰색의 결과물에 재계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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