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성을 위한 아름다운 사람들의 서약식

매매춘 남성들이 하루평균 35만 8천여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20~64세 남성 성인인구의 다섯 명중에 한 명 꼴인 20%가 월평균 4.5회 정도의 성 서비스를 구매해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사회 성윤리가 어느 정도 타락했는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충격적인 수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인간에 대한 기본 예의 가족인격을 무시하는, or 사랑 없는 자기만족의 섹스를 거부한다자신의 몸을 지킬 줄 알고. 사랑하는 이에게 책임질 줄 아는. 콘돔!성매매 거절, 100만 남성 서약운동 선언식 '지난 해 성매매 산업에서 서비스를 구매해온 남성들이 화대로 지급한 돈의 규모는 24조원. 또한 이는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 545조원의 4.4%를 차지하는 비율'이라는 충격적인 통계가 나왔다. 이러한 매매춘 사업규모는 전기·가스·수도사업 비중(2.9%)을 크게 초과하고 농림어업 비중(4.4% 24조원)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지난 2월 6일,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성매매 관련업소 5403곳을 대상으로'성매매 실태 및 경제규모’에 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최소 33만여 명으로 이는 20~30대 여성인구의 4.1%를 차지하는 수치다. 더욱 놀라운 건 능동적으로 성구매를 해오고 있는 남성구매자들의 수가 하루평균 35만 8천여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0~64세 남성 성인인구의 다섯 명중에 한 명 꼴인 20%가 월평균 4.5회 정도의 성 서비스를 구매해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사회 성윤리가 어느 정도 타락했는지 새삼 느끼게 해주는 충격적인 수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여성부는 지난해 우리나라 성매매 규모의 파악을 위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 조사를 의뢰, 일년동안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와 읍. 면 단위 소재지역까지 모두 5천4백3개 업소에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조사 대상은 전통형 매매춘이라 불리는 전국 69곳의 사창가와 유흥주점.단란주점.티켓다방.마사지업소 및 호프집, 소주방, 전통주점 같은 간이주점 등이었다. 이 조사대상 7개 업종 20만2천여 곳 가운데 5만7천9백여 곳이 실제 매매춘을 알선하고 있는 업체로 추정됐다.이러한 섹스산업규모의 거대화에 대해 한국형사정책 김은영 연구원은 "성 산업이 발달해 있다고 알려진 일본보다도 훨씬 큰 규모이며 동남아시아 정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고 말한다. 사회학자들은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형성하고 모욕을 주는 착취행위인 성매매를, 어쩔 수 없는 '필요악'으로 치부하여 권력자인 자신들의 이기적인 성 욕망을 묵인해온 사회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국회 여성특별위원회 박숙자 전문위원은 "섹스산업이 주체할 수 없이 커져만가는 현 시점에 정부의 강력한 개혁의지가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음주문화와 속칭 2차를 거쳐야 하는 남자들의 퇴폐적인 접대, 회식문화를 바꾸려는 사회전체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진단했다.무엇보다 무감각해진 성윤리가 '상대방을 자신의 성적욕망을 해소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거래를 한다'는 것과 '이중적인 성잣대로 자신들의 무절제한 성문화을 합리화'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성에 대한 윤리의식이 필요할 것이다.아름다운 남성들이 앞장서는 성매매 근절 운동 이에,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남성들이 주축이 되어 문란하고 이기적인 성의식에 휩쓸리지 않고 치욕스러운 거래인 성매매를 뿌리뽑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거세게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1992년 하반기에 설립되어 10여년 간 건전한 결혼문화와 가족사랑 운동을 펼쳐온 가정문화운동 시민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는 지난 14일부터 성매매 근절을 위한 남성대상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오후 3시 서울 정동 광화문에 있는 천주교 성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는 성매매를 거절하겠다고 모인 뜻있는 각계인사들이 10만 남성들의 서약식과 서명운동 행사를 벌였다. "매매춘, 사랑의 이름으로 거절합니다"를 슬로건을 내건 이들 단체 및 시민들은 전국 남성들을 대상으로 우리사회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남성들의 문란한 성문화를 거부하며 '성매매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을 받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이날 선언식에는 옥한흠 목사(한국목회자협의회 회장), 김덕룡(한나라당), 장재식(민주당)의원, 최일도 목사(다일 공동체) 등 총 백여 명이 참여하여 전원이 서약했다. 이들은 가족 간 공동체 윤리와 남편의 역할, 매매춘의 비인간화에 대해 발언하기도 했다. 본 행사는 다음달 14일까지 한달 간 계속될 예정이다.적게는 한달 간만, 10만 명에게 서명을 받고, 그 후에도 지속적인 캠페인을 벌여 전국 남성 100만 명의 서명을 받는 것이 목표다."NO Condom, NO Sex" - 콘돔 서약식 그런가 하면 작년 말 12월 14일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여성들에게 콘돔을 나눠주는 '콘돔 캠페인'이 벌어진 바 있다. '여성들이여 콘돔을 사자’라는 슬로건의 본 캠페인은 고려대학교 포털사이트 고대넷 대표 임미리(35) 씨가 기획하고 여성신문, 우먼타임스와 굿데이가 후원했다. 캠페인은 국내 최대 콘돔제조회사인 유니더스사의 협찬을 받아 5만개의 콘돔을 여대생과 일반 여성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이색적인 행사였다. 당시 고대넷과 <우먼타임스>는 시내 곳곳에서 가두 캠페인을 벌이며 콘돔 1만개를 나눠준 후 나머지 1만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뿌렸고, <굿데이>는 신문을 구입하는 독자에게 콘돔 3만개를 제공했다. 얼뜻 듣기에는 매우 불건전하게도 들리지만 사실 이 캠페인은 인간이 지녀야 할 기본 예의와 책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윤리적인 목적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또 지금까지의 가부장주의에서 통용되던 배려없는 성문화를, 조심스럽고 아름다운 성문화로 개선해보자고 역설하는 취지를 지닌 행사였던 것. 임씨는 "지난해 5월 부산대 총여학생회가 '여자들이..'라는 폭력적인 시선과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몸과 성에 관한 특별주간'을 정해 학교정문에서 꿋꿋이 `콘돔서약식'을 개최한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콘돔서약식은 지금까지 혼전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강요되어왔던 `순결'과 `피임'을 공론화하고 임신과 낙태로부터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되는 여성들을 이제 더 이상 양산하지 말자는 것, 남녀모두 자유롭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책임지는 성(性)’ 당시 센세이내셔날한 화제가 되었던 '콘돔 페스티발' 행사가 끝난 현재, 그녀는 당시의 우호적인 분위기에 편승하여 NO Condom, NO Sex 운동을 펼치는 행사사이트(4safesex.co.kr)도 개설하여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콘돔판매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사업의 수익금은 유지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거의 장학금으로 환원하거나 여성단체에 기증하고 있다."우리 성담론의 주제는 콘돔과 여자다. 여성이 性에 대해 당당해지고 권리와 존엄을 존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간잘히 담은 행사였다. 지난 해 부산대 여학생회에서 '순결서약식' 대신 '콘돔서약식'을 실시한 것과 경북대에서 실시한‘NO 콘돔 NO 섹스 캠페인’, 대동제에서 선보인 다양한 월경페스티벌도 좋은 예이다.”라고 말하는 임미리 고대넷 대표. 처음에는 콘돔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고 단어조차 입에 올리지 못했다는 임 대표는 "불안정하고 불합리한 문화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자신도 당연히 미리 콘돔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아직도 많은 남성들이 책임의식의 부재로 콘돔사용을 꺼리기 때문에 스스로가 자신의 몸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콘돔에 모교심벌인 호랑이를 따와‘호랑이 콘돔’, '고대넷' 이라는 상표를 붙이고 싶다고도 하는데 이유는 남성중심적인 학교의 대표적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학교의 뿌리깊은‘마초’의식을 깨는 전환점을 만들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의 몸과 생명을 사랑하고 있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섹스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피임서약’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가장 인간적인 피임도구는 바로 콘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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