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적인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뉴질랜드 밀포드 사운드에 감탄

"내 생애 잊지 못할 최고의 여행이었다"뉴질랜드로 졸업 여행을 다녀온 원생들이 내지르는 탄성이다.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최고지도자 과정 원우회(15기 오병선 회장)는 깨끗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뉴질랜드로 5박 6일간의 여정을 가졌다. 30대 후반부터 60대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21명의 원생들은 실제로 눈 앞에 펼쳐진 뉴질랜드의 경관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세계적 관광 명소로도 유명한 뉴질랜드는 지구상에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로 국토(270,534㎢)에 비해 인구(4백여만명)가 상당히 적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로 화산 지형이며, 전 국토가 만년설로 이뤄져 있다. 북섬과 남섬으로 이뤄져 있는 뉴질랜드는 해양성 기후로 현저한 차이가 없는 온화한 봄날씨를 보이고 겨울은 따뜻하다. 위치에 따라 날씨가 달라지는데 남섬은 한반도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며, 중앙부에 위치한 서던 알프스로 인해 서부지역에는 연중 비가 내리며, 연간 강우량이 6천㎜에 달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폭설이 쏟아진다 뉴질랜드에서 눈사태만큼이나 유명한 나무 사태는 인간에게 자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지대가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어 땅밑으로 나무 뿌리가 한데 뒤엉켜 있는데, 한 그루의 나무가 쓰러지면 순식간에 여러 나무가 쓰러져 눈사태와 같은 모습으로 돌변한다.이런 나무 사태를 보며 이동하는 중에 아름다운 산맥이 멀리 보이면서 백합호 빙하호수가 가까워오고 있음을 느꼈다. 백합호 호수의 찬란한 물빛은 아름다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비롭다. 짙은 초록과 파란색이 섞여있는 물빛은 신이 만든 색상의 조화라 생각되며, 그날의 날씨와 보는 곳의 각도에 따라 호수의 물빛이 달라진다. 우리가 본 물빛은 저 위로부터 파란 하늘, 흰 구름, 보라색 먼 산, 짙은 초록의 숲, 먼곳에서부터 가까운 곳까지 색깔이 변하는 파란 호수 그리고 바로 앞에서 부서지는 파도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영국의 문화가 그대로 살아숨쉬는 뉴질랜드에서 특히 밀포드 사운드는 천외의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인간의 손이 닿은 흔적은 좀처럼 볼 수가 없고, 자동차로 하루 종일 고속도로를 주행해도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건 드넓은 초원 위에 뛰노는 양떼와 사슴,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고 뛰어 다니는 모습은 살아있는 자연 교과서다.양의 생태계를 죽이는 주범은 토끼오병선 회장을 비롯한 일행들은 온통 눈으로 뒤덮인 길을 뚫고 나갈 수가 없게 되자, 다음날 행선지로의 출발 여부를 두고 고심하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화창한 날씨가 선보이는 것이 아닌가. 밀포드 사운드로 가기 위해 호머 터널을 통과한 후 고갯길을 넘자마자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최상의 낙원이 펼쳐졌다. 흰 눈으로 뒤덮인 천국이 나타나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오 회장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아온 자연 경관 중에서 최고의 낙원을 봤다"며 극찬했다. 또 "자연에 동화돼 살고 있는 뉴질랜드 국민의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과 깨끗한 주변 환경에 감동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현지 가이드로부터 전해들은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며, 그때를 회상했다. "초원에서 풀을 뜯어먹던 양 한마리가 산 중턱 바위 위로 올라가 되돌아오지 못하고 고립되는 사건이 생겼다. 이때부터 정부의 '양 구출작전'이 시작됐고, 동원된 헬기 덕분에 그 양은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이를 보면서 비록 한 마리의 양 값어치가 90달러지만 가벼이 여기지 않고 동물을 중시 여기는 뉴질랜드 국민성을 엿볼 수 있었다" "제일 인상깊었던 오클랜드 중심가에 있는 에덴동산이 있는데 산봉우리에 가보니까 6.25 참전기념비가 있었다. 뉴질랜드에서 5천1백44명이 참전, 당시 인구 150만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 참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31명의 전사자, 70여명의 부상자가 가평 전투에서 희생당했다고 한다. 이 참전기념비는 경기도 가평 전투의 전우들이 돌을 채취, 뉴질랜드로 옮겨져 세워졌다고 한다. 그 기념비 앞에 서자 가슴이 뭉클해졌다.""한국 국민들은 토끼를 귀여운 동물로 여기는 반면, 뉴질랜드 국민들은 토끼를 굉장히 싫어한다. 토끼는 양의 생태계를 죽이는 주범이다. 목장의 주인인 양떼가 있는 곳에 침범한 토끼는 구덩이를 깊게 파서 양의 발이 빠지게 되면 일어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한다. 한국의 쥐잡기처럼 뉴질랜드는 '토끼잡기'가 연중행사이다"오 회장은 "5일 근무제가 토착화된 뉴질랜드는 '자동차, 요트, 비행기' 3요소로 대변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도로 확장을 하지 않는다는 뉴질랜드를 여행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량을 이용한다. 지형이 험준하고 화산 지진이 많아서인지 주민들은 요트로 휴향을 즐긴다고 한다. 바다 위의 요트들은 한국의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그리고 소형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한국에선 화원의 잔디나 화단을 가꾸는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집안의 잔디나 화단에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 본인 집안이라 해도 잔디나 화단에 손을 대면 이웃 주민의 신고로 약 1만불의 벌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환경에 대한 인식차이가 국내와 현저히 다름을 느꼈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긴 여행동안 1800km를 버스로 이동을 했는데 한 명도 피곤을 느끼지 않고 여행을 했던 것은 푸른 초원, 만년설, 맑은 공기, 천연 자연 환경 탓인가 싶다. 그리고 협조를 잘 해준 일행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거울 호수' 등 명칭 붙여 지루한 여행되지 않게 고려대 이창희 교수는 "밀포드 사운드로 가기 위해선 호머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호머 터널은 1934년부터 1954년까지 20년 동안 우여곡절 끝에 개통됐다. 이 도로는 4차선이 아닌 차량 두 대가 주행하기도 힘들만큼 폭이 좁다. 세계적 명소라 도로 확장을 해서 관광 수입을 올릴 수도 있는데, 이렇게 하지 않는다. 좋은 경치는 힘든 대가를 치러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며 "터널을 뚫고 도로를 개설하게 되면 30-40분내에 도착할 수 있는데, 5시간씩이나 걸려 가게 하는 것은 자연을 보존, 파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많은 시간을 허비하면서 가야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거울 호수 등 관광객의 관심을 살 수 있는 명칭으로 지루하고 따분한 여행이 되지 않게 하고 있다. 한국도 여행지를 가는 중간 중간에 재치있는 명칭을 만들어 신나는 여행이 되도록 신경써야 한다"며 "자연 환경은 우리 대(代)에서만 구경하고 사용하는 것이 아닌 분명 후대에 물려줄 유산이다. 우리만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되며 뉴질랜드의 환경정책을 본받아 국내도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한국 국민의 '빨리빨리' 성격이 여행을 하는데도 적용된다면서 천천히 여유있는 태도로 한국의 경관을 즐기자고 말하기도 했다. 강원도 고성에 거주하는 정덕만씨는 "인상이 깊었던 것은 한국과 달리 국가에서 환경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한다. 특히 뉴질랜드 남섬 지역은 기가 막힐 정도로 보존이 잘 되어 있으며그 가운데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는 자연 그 자체이다. 감탄이 절로 나오고, 자연 속에 깊이 빠져드는 것 같았다. 농촌 지역도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오폐수도 물 한 방울 흐르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고 느낌을 전했다. 서울 성동초등학교 홍순현 교장은 "서울은 사람이 많고 주차장이 많은 반면 뉴질랜드는 사람이 적고 자연환경이 방대하다. '동물의 천국'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이번 여행을 통해 원생들은 '인간은 웅장한 자연 앞에 하나의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체험했고, '천외적인 초자연에 인간의 손이 미치면 본래의 모습을 찾기 힘들다'는 교훈도 가슴에 새겼다.사진 김정호 프리랜서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