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도로프스키, 게이 감독 하이메 움베르뜨 에르모시오 감독 영화 등 멕시코 영화사의 걸작들 엄선

<달나라 여행>으로 시작된 영화 탄생 100여년의 역사 속에서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먼저 영화 작업을 시작하고 풍부한 역사와 활발한 영화산업을 자랑하는 나라는 멕시코이다. 일반인들이 손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멕시코 영화들이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 멕시코 대사관 주최로 7월 8일 부터 13일 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멕시코 영화제 특집으로 우리곁에 찾아온다. 멕시코에서 영화장르는 문화적 자부심으로 상정될 만큼 그 영화 역사와 성격은 매우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1896년 첫 번째 멕시코 영화가 만들어진 이래, 멕시코 영화계는 페르난도 데 푸엔테스, 후안 이바네즈, 루이스 알꼬리사, 아르뚜로 립스따인 등 재능있는 감독들이 낯설면서도 매혹적인 멕시코 영화의 전통을 만들어왔으며, 최근에는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 등의 젊은 감독들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또 멕시코 영화계는 루이스 부뉴엘과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같은 이단적인 영화작가들에게 제2의 창작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제5회 멕시코영화제에서는 그간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멕시코의 현대영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들을 한국 영화 매니아들에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조도로프스키의 전설적인 영화 <엘 토포>를 드디어 필름으로 만날 수 있어 많은 영화팬들에게 센세이널한 화제가 되고 있다. 마임이스트이자 초현실주의 운동가, 만화가이기도 했으며 국내에서는 깐느 영화제 경쟁 부분에 출품되었던 <성스러운 피 (산타 샹그레)>로 알려진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그런 그가 주연과 감독을 맡아 1년 넘게 멕시코의 사막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찬 가장 기이한 웨스턴 영화에 속한다. 총잡이 엘 토포(두더지)가 멕시코의 사막에서 차례차례 동양철학자, 자연주의자, 사막의 성인 등 고수 4명과 대결하고 동굴 속에서 장애인들을 구원해내려하다 결국엔 모두 자멸한다는 기본 구상을 뼈대로한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행적과 깨달음의 순간은 신화적이며 초현실적으로 그려져 관람객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다. 괴이함과 잔인함, 모호함 가득한 황당무개한 내용 속에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사상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앤디 워홀과 존 레넌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앞다투어 경배를 바쳤으며, 70년대 뉴욕의 심야영화관을 열광적인 관객들로 채워 컬트영화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통한다. 이 밖에도 도발적이고 전복적인 내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폭발적인 관객을 끌어모으는 것으로 또 게이임을 커밍아웃한 것으로 유명한 하이메 움베르또 에르모시오 감독의 <밤하늘에 쓰여진> 비롯하여, 80년대 이후 멕시코 영화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는 두 여성 감독 마리사 시스따츠와 기따 쉬프테르의 작품 중에 최신작들을 선정했다. 이 중 지난해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이자 성폭행 당한 사춘기 소녀를 통해 빈민층 여성과 성폭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던 마리사 시스타츠의 <제비꽃 향기>가 시선을 끈다. 또한 신예 파비안 호프만 감독의 풍자적인 코미디 <빠치또 렉스> 등 이번 멕시코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장편 6편과 5편의 단편영화들은 멕시코 영화의 어제와 현재를 초월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제5회 멕시코 영화제 2003. 7. 08 - 2003. 7. 13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멕시코 대사관 1회 6.000원 Tel. 02-720-9782, 745-3316 | Fax. 02-720-9682 http://www.cinematheque.seoul.kr 상영시간 (S1/ 13:00, S2/ 15:00, S3 / 17:30, S4/ 20:00) 7.08.tue 엘 토포 달의 얼굴들 제비꽃 향기 7.09.wed 조각난 마음 빠치또 렉스 밤하늘에 쓰여진 7.10.thu 달의 얼굴들 단편 빠치또 렉스 7.11.fri 단편 밤하늘에 쓰여진 조각난 마음 엘 토포 7.12.sat 제비꽃 향기 단편 밤하늘에 쓰여진 조각난 마음 7.13.sun 빠치또 렉스 제비꽃 향기 엘 토포 달의 얼굴들 조도로프스키 그는 누구? 칠레 태생으로 유태인의 피가 섞인 조도로프스키는 대학시절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하였으나 마르 셀 까르네의 (인생유전)을 보고 주인공인 장루이 바로의 마임에 감명을 받아서커스에 입단했다. 마임을 배우기 위해 대학교는 2년만에 중퇴하였다. 그 후 53년 칠레를 떠나서 라틴 아메리카의 전역을 떠돌며 방황하다가 55년 파리로 건너갔다. 그는 여기서 장 루이바로의 스승이었던 판토마 임의 대가 에티엔느 두크레와 동기였던 세계 최고 마임니스트 마르셀 마르소에게서 마임을 배웠다. <환도의 리스>,<홀리 마운틴>, <산타 샹그레> <뻐드렁니> 등의 작품을 발표했던 말년의 조도로프스키는 그의 비타협적인 스타일과 은둔자와도 같은 작업 스타일 때문에 더 이상 후원자를 얻지 못했다. 10년 동안 준비했던 영화 사구는 그의 아들 브론키스와 오손 웰즈. 살바토레 달리 글로리아 스완슨 주연으로 촬영될 예정이었으나 16시간 상영시간의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끝까지 굽히지 않음으써 결국 무산되고 그 후 떠돌던 이 프로젝트는 데 이빗 린치에게 넘어갔다. 데이빗 린치의 영화를 본 조도로프스키는 스스로의 말을 빌면 "질투 때 문에 일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 후 다시 윌리엄 버로우즈의 소설 "네이키드 런치"를 영화화하려고 했지만 이것도 무산되고 후일 데이빗 크로넨버그에게 빼앗겼다. 89년 <산타 상그레/성스러운 피>를 만들어 깐느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대되었지만 이미 조도로프스키 의 상상력은 거의 고갈된 것처럼 보인다. 이듬해 만든 <무지개 도둑>은 거의 관심을 끌지 못했 다. 오래전 부터<엘토프>의 속편 기획이 돌아다니지만 아직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http://www.hotweird.com/jodorowsky)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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