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교수 "본교학생과 부적절한 일 없어" 주장

지난 98년부터 올해까지 5년 동안 교수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여학생들에게 성폭력을 휘둘러온 한 교수에 대해 학교측이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해당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부인하는 한편, 학생들의 주장에 동조한 교수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까지 하는 등 법적 공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거부의사 밝혔음에도 강제 성관계 맺어강원도 강릉시 소재 국립 강릉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생회는 이 학교에 O교수가 처음 재직하던 지난 98년부터 최근까지 총 8명의 학생에게 성폭력과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학생들은 학교측의 중징계 처분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수업 거부, 학회장의 단식 투쟁, 교내에 10여개의 항의 플래카드를 거는 등 O교수의 자진사퇴를 요구해왔다. 학생들에 따르면 O교수의 성폭력으로 1명의 여학생은 이미 학교를 자퇴했으며, 다른 학교 재직 시에도 이같은 일이 벌어져 2001년에는 이미 다른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이 학교에 찾아와 항의한 일도 있다고 한다. 학생들에 따르면 1998년 초여름 O교수는 자신의 집으로 A학생을 유인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강제로 성관계를 맺었고, 그 후 교수실에서도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또 2000년 겨울에는 B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가졌고, 2001년 1월경에는 교양과목을 이수하던 C학생을 소금강으로 유인한 뒤 자신의 집에서 포도주를 마시게 한 후 추행하려 했으며, '운명'이라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집까지 쫓아가 성희롱을 했다고 한다.또 수업시간 대답을 잘하지 못하는 여학생에게 중국어 발음이 좋지 않다며 많은 학생들 파에서 핀잔을 주며 자신의 연구실로 오게 한 다음,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한다. 학과장 재직 시절에는 교환 교수 초빙건과 관련해 직무유기와 공금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O교수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들이 알려지자 O교수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학생들이 권고한 사직을 받아들여 사직서를 냈지만, 두 차례나 이를 번복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지난 3일부터 수업 거부를 하며, 학교측에 O교수의 성폭행 부분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었다. 문제는 O교수의 이런 행동이 이 학교에서 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O교수가 이 학교에 재직하기 이전에 다른 학교에서도 10여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성폭력을 휘둘러 총학생회 압력을 받아 사직한 사실을 확인했다.당시에도 O교수는 "본교학생과 절대로 부적절한 일은 없었다"면서 "서울대 출신인 자신을 축출하기 위한 모함이다"며 학교내 파벌싸움으로 몰아갔다. 결국 O교수는 총학생회와 강사들의 거센 반발과 피해 학생들의 항의로 학교를 사직한 사실이 확인됐다.법률절차 통해 실체적 진실 파악 안택식 강릉대학교 학생처장은 "O교수가 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저지른 의혹이 있고, 교수로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 분명해 위원회가 중징계를 요구했다"며 "하지만 교내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하는 사항인 만큼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O교수가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법률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학생들은 위원회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파면이나 해임이 아닌 정직처분이 내려질 경우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O교수 퇴진운동을 다시 벌인다는 방침이다.반면 학교측으로부터 직위해제 조치를 받은 O교수는 "사실 무근인 일이다. '인민재판'식으로 한 사람을 몰아가고 있다"며 "정식으로 검찰에 해당 학생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교수들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해 놓은 상태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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