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화문화
여대생들이 기획한 <섹슈얼리티 문화제>'나는 욕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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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6.13  10: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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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 열쇠를 뺏긴 절반의 섹슈얼리티, 그 욕망을 말하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주최 제1회 섹슈얼리티 문화제 성은 곧 섹스이며, 만남, 접촉, 사정으로 이어지는 목적론적, 일차원적인 인식은 현실에서는 성호르몬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표출된다. 성적으로 개방화된 이 시대에는 성모 마리아 보다는 막달라 마리아에 손을 들어주는 쪽이 많다. 이들은 끊임없이 '내숭떨지마! 너희는 사실 우리보다 더 밝히잖아'라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여성이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에 대해 '불온하고 음란하고 무서운 일'로 치부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가 여대생 입장에서 그 동안 금기시 되어왔던 여성들의 성적욕망을 공론화 해보겠다며 깃발을 들었다. 연세대 총여학생회 주관으로 마련된 제1회 섹슈얼리티 문화제가 제 1회의 테이프를 끊은 것이다. '여성, 욕망, 말하다'(design women's desire)라는 부제를 단 이번 행사는 지난 6월2일부터 5일까지 연세대 곳곳에서 진행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여대생들이 기획한 '섹슈얼리티' 문화제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여성의 성적욕망, 금기와 공론화의 외줄타기 이번 제 1회 섹슈얼리티 문화제는 연세대 교내에 대자보 및 설치물 전시행사 외에도 페미먼스의 <여성.욕망.이루다> 및, 여성과 남성으로 변신하면서 인간의 내면의 여성성과 남성성의 공존을 인식, 성별 이분화의 경계를 허물어트리자는 취지로 남장여자를 뜻하는 드랙킹 (Drag King) 퍼포먼스가 벌어졌다. 또 여성감독의 섹슈얼리티 영화상영 및 강연회는 200여명 수용 가능한 강의실이 발 딛을 틈 없을 만큼 가득 찼으며 남학생들의 호응도 매우 높았다. 여성적 섹슈얼리티를 표현한 영화로 <분노를 터트려라!> 와 <에로티크>가 상영되었고, 이어 여성평론가 주유신씨의 <욕망의 영화화> 강연에서는 지금까지의 관음이라는 영화문법을 새로운 각도에서 인식해보자는 개안의 시도를 보여주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성= 섹스, 만남, 접촉, 사정개념 탈피되어야 본 축제를 기획한 총여학생회 측은 "성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 구성된 것이고 이는 기존 사회체제를 유지하는 제도적 장치로 작용한다"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우리사회 섹슈얼리티를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지금까지 성에 대한 이야기들은 금기시되었고 음지화된 상태에서 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폭력이 끊임없이 자행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성은 곧 섹스'이며, 만남, 접촉, 사정으로 이어지는 목적론적, 일차원적인 사고방식은 현실에서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형태의 성적욕망에의 표출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여성성은 모든 여성들에게 강요되어져 자신의 몸에 남성들의 성애화된 시선을 그대로 받아 안아야만 했다. 그러나 혹여 이러한 이성애의 틀에서 벗어나거나 결혼하지 않는, 아이를 못/안 낳는, 남성을 사랑하지 않는 여성들에게는 (남성들의 성적환타지를 위한) 포르노그래피적인 레즈비언 커플로 곡해되거나 성폭력의 대상으로 단죄해왔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총여학생회의 회장 김한선혜씨는 "남성들의 욕망의 개체이자 대상으로 만들어진 환상과 허구, 여성다움의 신화 속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소유화하려는 시선에 저항해야 한다. 지금까지 철저히 통제되어왔던 여성의 욕망을 이제는 공론화하고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행사의 기획취지를 밝힌다. 박진영 '연세대는 콘돔' 발언 VS 총여학생회의 입장 성해방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가수 박진영은 최근 연세대에서의 공개방송 녹화현장에서 "연세대는 콘돔이다" 라고 외쳐 센세이션날한 화제를 일으켰다. 이에 총여학생회 측은 이번 섹슈얼리티 문화제를 통해, 성해방을 위해 애쓰시는(?) 박진영의, 이 '연세대=콘돔'발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 학교가 '큰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라는 그의 발언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단한 일은 남성의 정자분출과, 일은 남성의 일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연세대=콘돔'이라는 규정 속에는 남성들의 큰일을 도와주는 연세대학교의 주체이자 주인은 곧 남성들이 되므로, 연세대는 곧 남성들의 학교가 되고 만다. 그나마 성관계 시 콘돔이라도 사용한다니 다행이지만 성적평등이 조금이라도 보장된, 보호막이 처진 대학교. 그것도 명문 기독사학 연세 내에서조차도 '남성의 성적욕망은 넘쳐나고 있으나 여성들의 욕망은 꺼내기조차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한 예~라임을 지적한다. "성모보다는 막달라 마리아가 좋아" 여성이 욕망을 발언했다는 것이 곧 성폭력을 당해도 괜찮다는 것인 줄로 착각하는 우리 사회에서는 남성들이 주장하는 성해방은 여성들을 오히려 더 억압적인 위치에 갖다 놓는다. 사실 낮에는 정숙한 아내, 밤에는 요부를 원하는 남성들의 공공연한 요구는 끊이지 않았지만 요즘처럼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시대에는 성모 마리아보다는 막달라 마리아에 손을 들어주는 쪽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다고도 하지만 여성이 성적욕망을 드러낼수록 그 욕망은 다시 타자의 욕망의 대상이 될 뿐이며 일상적, 폭력적인 성폭력에 노출될 위험만 커지는 것이다. 납득이 안 된다면 섹슈얼리티 문화제가 행사 기간에 학생들에게 배포한 팜플렛에 예로 들어진 한 여성의 사례를 보자. 이 여성은 정숙하지 못한 여자로 낙인찍힐까 두려워하다 자신의 욕망을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남자를 만나 관계를 가졌으나, 만남을 지속해갈수록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그에 의해 원치 않는 상황에서도 끌려만 갔다. 얼마 후 그녀는 남자의 친구들에게 자신과 그의 관계가 그것도 자신이 포르노영화의 여주인공처럼 이야기되어진다는 것을 알게되고 분노와 수치심에 떨지만 결국 그녀에겐 "너도 그런 관계를 원했잖아"라는 차가운 대답이 되돌아 올 뿐이다........ 그녀가 원하던 것이 과연 이런 것이었을까? 상대방인 그는 결코 그녀의 욕망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녀를 자신의 욕망을 충족을 위한 대상으로 전락시켰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이 시대가 여성의 욕망을 수용하는 현실에 대한 상징적이고 단적인 예이다. 여성의 욕망은 결코 있는 그대로로 존재하기 힘든 것이다. 더군다나 그들이 정해놓은 '성녀와 창녀'라는 이분법 사이에 많은 성향을 가진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즉 전인간적 특성인 다양성을 여성들도 지니고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을 받아들이려하지 않으려 한다. 여성의 욕망은 앞서 말한 만남, 접촉, 사정으로 규정되는 일차적인 섹슈얼 코드로서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읽혀져야 한다. 주체가 바뀐 사디즘 SM 영화 이번 문화제가 '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는 영화'로 선택한 작품은, 올해 서울여성영화제 상영작이기도 했던 '분노를 터뜨려라'(RiseAbove/Tracy Flannigan/미국/2002년/80분)라는 다큐멘터리로, 작품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여성동성애자들로 구성된 다이크 펑크 록 밴드인 트라이브 8(tribe 8)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섹시한 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성적이미지로 어필하는 정형화된 여가수들의 이미지 또는 포크와 팝음악 등‘여성적’음악장르를 넘어서서, 노골적인 노래가사와 강간의 복수하며 페니스를 썰어버린다 등의 성적퍼포먼스 공연으로 자유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룹 트라이브 8, 이들은 노동계급/여성/레즈비언이라는 주변인으로서 느끼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역설적으로 주변인임을 수용한 순간 얻어지는 자유와 용기를 무대 위에 폭발시킨다. 성기 중심적, 이성애적 섹스와 연예관계에 내포된 모순 이어 욕망을 영화화하는 바른 시선에 대한 강연회는 '식민화와 해방의 힘간의 전쟁터, 여성 섹슈얼리티'라는 제목으로 주유신(영화평론가, 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씨가 강연자로 나섰다. 주유신씨는 이번 강의에서 "대부분의 사회는 이중기준에 입각해 여남의 섹슈얼리티를 생물학적으로 능동적, 공격적인 것과, 전혀 반대되는 수동적, 순응적인 것으로 이분화한다"고 지적하고 결과적으로 이러한 사고는 에로티시즘 역시 불평등한 것으로 구조화한다."고 분석한다. 주씨의 시선에 따르면 가부장적 사회는 성을 철저하게 성기 중심적이고 이성애 중심적인 것으로 종속시킨다. 여성은 남성과 관계를 맺고 남성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지만, 남성은 성공적인 위치를 짓기 위해 여성들의 동의를 필요로 할 뿐 깊이 빠져드는 것을 기피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여성은 이성애적 연예관계와 이성애적 섹스에서 열등한 타자와 수동적인 존재로 굳어져 온다. 남성 호르몬이 주장하는 '여성 성해방'의 실체 현재까지 문화, 역사의 주체는 분명 남성이며 가부장제의 자기이미지로써 남성은 문화의 창조자로 여성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영화를 만들고 또 소설을 써왔다. 영화는 그 탄생에서부터 인간의 근원적 욕망의 하나인 관음증, 즉 타인을 훔쳐보는 데서 성적쾌락을 느끼는 도착적 충동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의 탄생의 기원과 맥을 같이 하는 관음증은 자연스럽게 가학증에 입각한 이야기구조와 카메라 시선으로 이어지는데, 반면 문화의 창조적 주체가 아닌 여성은 시선의 대상이며 서사내 수동적 위치를 부여받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영화 속 여성들은 과도한 폭력의 대상 아니면 남성이 주도하는 구원의 대상, 성적으로 순결한 존재 아니면 과잉된 성욕의 주체로만 등장한다. 이것은 여성성에 대한 남성들이 갖고 있는 모순된 욕망의 결과이자, 여성의 성과 육체에 대해 착취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두려움과 혐오감에 휩싸인 남성들의 반응일 뿐이다. 영화세계에서도 여성이 스스로 욕망하는 것은 두려워해 여성감독들이 그리는 금기시돼왔던 여성이미지들은 가위질당하거나 상영금지되었지만 제인캠피온, 셀리포터, 아네스 바르다, 까뜨린느브레이야, 도리스되리, 무피다 틀라틀리, 디파메다 등 세계적인 여성감독들은 당당하게 여성의 욕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입증해 오고 있다. 포르노= 성적해방?, Oh, No, No! 그러나 오히려 포르노 및 특정 영화장르는 이러한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억압적인 특성을 가장 통속적이면서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내는 역할을 충실히 행하고 있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겉으로 성 해방을 외치는 남성의 목소리가 오히려 여성의 욕망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이용하고 있듯이 표현의 자유와 성해방 등의 혁명성을 주창하며 경계를 부셔버리려는 성애표현의 영화들 역시, 대부분 남성적 욕망의 근원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남성의 욕망과 극한적 환상을 펼쳐보이기 위해 왜곡된 여성 이미지만을 제시할 뿐이다. 자유와 해방에 대해 노래한다는 명분을 뒤집어 쓴 이들 영화는 여성의 몸을 전시하고 가학적으로 소비하면서 여성들에게 불쾌감과 수치심을 유발하는 매체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여성이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불온하고 음란하고 무서운 일로 치부돼왔다. '말하는 것, 외치는 것'은 남성의 몫이라고 배워온 세상에 여성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표현해낼 수 있는 능력을 믿지 못했다. 이러한 길고 긴 역사적 흐름에 반하여 드디어 여성들이 진정 스스로가 욕망하는 섹슈얼리티에 대해 용기를 내 입열기 시작한 것이다. 연세총여학생회 측은 '이제 우리는 욕망할 수 있으며 욕망해야 한다. 손발을 옭아매고 입과 귀를 틀어막는 모든 것을 전복해버리는 자신의 모습을 욕망해야 한다. 세상에 대고 소리질러야 한다."라며 '여성주의적 욕망의 가시화'에 대해 여성 개개인 및 동질체로써 전사적 행보를 나아갈 것을 전격 선언했다. 정순영 기자 jsy@sisa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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