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재키 로빈슨 동상 훔쳐간 용의자 한 명 체포
범행 동기는 증오 범죄가 아닌 금속 폐기로 얻는 이익을 위한 것으로 가닥

재키 로빈슨 동상 절도범, 증오범죄 아닌 고철 금전 이익 노려/ 사진: ⓒ뉴시스
재키 로빈슨 동상 절도범, 증오범죄 아닌 고철 금전 이익 노려/ 사진: ⓒ뉴시스

[시사신문 / 이근우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상 최초로 무대를 밟은 최초의 흑인 선수이자 전설인 재키 로빈슨의 동상을 훔친 용의자가 체포됐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4일(한국시간) “경찰이 로빈슨의 동상을 파손하고 훔친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했다. 로빈슨 동상이 공원에서 도난당한 지 3주 만이며, 45세 남성 용의자 리키 알데레테는 중범죄 절도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미국 캔자스 주 공원에 설치된 로빈슨 동상이 사라졌다. 감시 카메라에 두 사람이 동상의 발목을 절단하고 트럭으로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고, 범죄에 관련된 차량과 함께 31일에는 다른 공원에서 불에 탄 동상의 잔해가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바 있다.

용의자로 체포된 알데레테는 절도, 납치, 신분 도용, 허위 정보 작성 등 다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경찰 당국은 알데레테를 용의자로 체포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지만, 인종차별에 의한 범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흑인 최초로 MLB에 데뷔한 로빈슨을 인종을 뛰어넘은 전설적인 선수다. 지난 1947년 4월 브루클린 다저스로 빅리그에 입성한 뒤 내셔널리그 6회, 월드시리즈 1회 우승을 거뒀다. MLB는 로빈슨이 사용한 등번호 42번을 다저스뿐만 아니라 전 구단에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이 사건에서 증오 범죄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 우리는 이 절도가 금속을 폐기하면서 얻는 금전적인 이득을 노렸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로빈슨 동상은 95%가 구리로 만들어졌고, 가치는 7만 5,000달러(약 1억원)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절도범이 고철로 팔기 위해 노린 범죄로 가닥을 잡았다. 또 나머지 용의자가 체포되는 대로 사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공개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MLB 구단들을 포함 비영리단체 42재단은 대체 동상을 건립할 예정이며, 기부금은 이미 30만 달러(약 4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동상에는 5만 달러(약 6,677만원)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재단 운영 및 시설 개선에 사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시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