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AI 보이스 스튜디오’ 출시
국내 최초로 ‘감정 더빙’ 기술 적용 강조

네오사피엔스 “2021년 초에 우리가 먼저 출시”
김태수 대표 “KT 대표이사 공식 입장으로 사과해 달라”

KT가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쳐
KT가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선보였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 홈페이지 캡쳐

[시사신문 / 임솔 기자] KT가 새로 내놓은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가 출시 초기부터 ‘기술 베끼기’ 논란 등 잡음에 시달리고 있다.

22일 업계데 따르면 KT는 지난 19일 인간의 감정을 담은 AI 음성합성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AI 보이스 스튜디오’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KT는 이 서비스에 국내 최초로 ‘감정 더빙’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감정 더빙’ 기능을 활용하면 AI 보이스를 내가 낭독한 감정 그대로 더빙할 수 있어 더 생생한 AI 음성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네오사피엔스라는 기업이 “해당 기술은 우리의 ‘타입캐스트’에서 이미 2021년 초에 출시했기 때문에 최초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정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KT가 서비스 출시를 알린 지난 19일 밤 자신의 SNS에 “우리 서비스인 타입캐스트랑 똑같은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국내 최초’를 운운하고 있다”며 기술 유사성 지적과 함께 UI/UX 디자인 베끼기 의혹도 제기했다.

KT 측은 “AI 보이스에 더 구체적이고 섬세한 감정을 입히기 위해 음성을 합성할 때 직접 녹음을 한 번 더 한다”며 “이는 기존의 서비스와는 다른 포인트고, 우리가 발굴한 휴멜로라는 스타트업과 함께 처음 상용화한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성 지적이 제기된) UI/UX 부분은 바로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 초기 KT(위)와 타입캐스트의 AI 보이스 서비스 페이지. 현재 KT는 해당 디자인을 수정한 상태다. ⓒ각 사
서비스 초기 KT(위)와 타입캐스트의 AI 보이스 서비스 페이지. 현재 KT는 해당 디자인을 수정한 상태다. ⓒ각 사

그러나 네오사피엔스 측은 여전히 “KT의 행태가 부끄럽다”며 구현모 KT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튿날 김 대표는 자신의 SNS에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베끼다가 해당 회사의 대표가 문제제기를 하니 기자에게 시정하겠다고 하면 끝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행태가 부끄럽다”며 “홍보기사를 낼 때는 ‘국내 최초’를 강조했다가 반박이 나오니 ‘자세히 보면~’ 운운하는 것은 대중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주개발을 어디서 했든 해당 서비스 페이지에는 ‘(주)케이티’와 ‘대표이사 구현모’가 적혀있다”며 “외주개발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행태도 부끄럽다”며 “회사 대 회사로서 상대 대표이사가 제기한 문제를 하청업체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고 KT 대표이사의 공식 입장으로 사과를 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출시 초기부터 이 같은 논란이 생겨 아쉽다”면서도 “우리와 협력사분들이 해당 부분에 대해 (네오사피엔스 측과) 얘기를 나누고 있고, 현명하게 해결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장기화할 거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고 전문적인 검증이 필요해 법정 싸움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네오사피엔스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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