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다소비 생필품 가격 인상폭 컸다
소비자단체협 조사…업체별 가격인상 동조화 현상도 뚜렷
지난해 생활필수품 가격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수요탄력성이 낮은 이른바 다소비 필수 제품일수록 가격 인상폭도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우유, 밀가루 등 생활필수품 조사대상 31개 품목 중 16개 품목이 연초 대비 연말 평균 소비자가격이 0.7% 상승하는 등 가격등락은 비교적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추장 9.7%, 우유 9.3%, 두부 8.6%, 밀가루 5.0% 등 다소비 품목군에서 주로 가격 인상이 현저하게 드러나는 등 지난해에도 서민 장바구니 체감물가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상률 상위 8개 품목에서 어린이들 소비가 많은 우유가 무려 3개나 포함되는 등 우유가격 변동폭이 컸다. 우유는 지난해 원유가격연동제와 결부되면서 인상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1월 대비 12월 우유가격은 매일우유(1L)가 10.4%, 서울우유(1L)가 9.5%, 맛있는우유GT(1L)가 8.2% 상승했다.
또한 고추장은 대상의 ‘청정원 태양초 찰고추장’(1kg)이 10.2%, CJ제일제당의 ‘해찬들 태양초 고추장’(1kg)이 9.1% 인상됐다.
두부는 CJ 제일제당 ‘행복한콩 국산콩 부침두부'(300g)가 무려 12.2% 올랐고 풀무원 ‘국산콩 부침두부’(300g)도 5.0% 인상됐다.
특히 센터는 동일제품이 비슷한 시기에 가격이 오르고 인상폭도 엇비슷해 가격인상 동조화가 뚜렷했고, 소비자 선택권이 무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리온 초코파이와 롯데제과의 카스타드의 경우 지난해 1.3%와 1.4% 올랐지만 격차는 0.1%에 불과했다. 시기도 초코파이는 2012년 9월, 카스타드는 2012년 10월로 불과 한 달 차이였다.
또한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는 1~2월, 우유(유업계 전체)는 8~9월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인상률 역시 유사했다.
최근 가격인상을 발표한 LG생활건강의 ‘코카콜라’와 롯데칠성음료의 ‘펩시콜라’의 가격인상률도 6.5%와 6.6%로 시기와 인상폭이 거의 같았다.
아울러 식용유(1.8L)의 경우 제조 3사(오뚜기, CJ제일제당, 사조해표)의 주요 제품에 대한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98원 밖에 나지 않았다.
밀가루(1kg)와 고추장(1kg)은 판매순위 1, 2위 간 평균가격차가 65원과 165원에 불과해 동일제품내 가격 차별화도 거의 없었다.
센터 관계자는 "제품원가에서 차지하는 원재료가격이 비슷하다 해도 시장규모가 다르고 인건비, 광고비 등 제조사마다 지출하는 판매관리비 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제품간 가격차가 100원 안팎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해키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