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제일제당, 가격인상 그후…공정위 조사 이유는?
그러나 유엔식량농업기구(FAQ)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식량가격지수 연평균은 212로 전년(218) 대비 줄었고, 지난해 9월부터 국제곡물가는 하락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263이었던 곡물가격지수는 올해 1월 247까지 떨어졌다. 당분간은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식품업계의 주장은 일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도 좋았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제일제당의 매출은 4조 6712억원으로 전년(4조 4211억원) 대비 5.7%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2461억원으로 전년(1696억원) 대비 45.1% 증가했다. 제일제당 측은 “직전 사업년도 원가상승의 기저효과에 따른 손익구조 개선”이라고 전했지만, 2010년 제일제당의 매출액이 3조 9627억원, 영업이익이 2398억원이라는 점에서 단순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라고 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식품업계가 줄줄이 가격인상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담합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제일제당을 비롯해 롯데제과·해태제과·오리온·대상·사조·동서식품·풀무원·해표·남양유업 등 식품업체 10여곳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행위 관련 직권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들 업체의 생산현장을 방문해 대형마트와의 거래자료를 수집했다. 대형마트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가격 인하를 요구했는지 등 불공정거래행위 여부가 주요조사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이 최근 비슷한 인상폭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고, 정부도 지난 21일 식품산업협의회를 열고 식품업체들에게 가격인상과 관련해 협조를 당부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어 담합여부를 조사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조사는 유통업체와 불공정거래에서 압박을 받은 것이 있는지 없는지를 조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격담합은 사실이 아니라며 “지난 2~3년간 원가가 반영이 안 돼 식품업계가 힘들었다. 참다못해 이번에 가격인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권교체시기에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권교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기업은 이윤추구를 해야 하는 데 그간 이익이 없었다.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 원가반영을 해달라고 인상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