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직 사임…“중책 내려놓고 더 큰 책임지는 길”
대선출마 시사…“국가 위해 최선이라 믿는 길을 마지막까지 가겠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일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히면서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오늘 제가 깊이 고민해온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 저는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는다”며 “엄중한 시기에 제가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러한 결정이 과연 옳고 또 불가피한 것인가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 밖에 없다면, 그렇다면 가야 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이 기로에 서있다.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탄탄하게 뻗어나갈지, 아니면 지금 수준으로 머무르다 뒤처지게 될지, 대한민국 정치가 협치의 길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함몰될지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표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불합리한 경제정책으로는 우리 국익을 확보할 수 없고,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 대행은 “저는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우리는 여기서 멈출지 모른다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쪽으로 등 돌린 진영의 수렁에 빠져 벌써 수년째 그 어떤 합리적 논의도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제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는 당장 제가 맡고 있는 중책을 완수하는 길, 다른 하나는 그 중책을 내려놓고 더 큰 책임을 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해야 하는 일을 하고자 저의 직을 내려놓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저는 부족한 사람이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제가 최선이라고 믿는 길을 지금 이순 간에도, 앞으로도 어떤 변명 없이 마지막까지 가겠다”고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편 한 대행이 사의를 밝힌 만큼 이날 자정까지만 직을 수행하고 2일 0시부로 물러나게 되면 오는 6월 3일 대선을 통해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4일까지 33일 동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과 국무총리직을 대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