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대권 후보 난립에···“상황 인식 잘못한 것”
“조기 대선 배경 인식 제대로 했으면 많이 나올 수 없어”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6월 3일로 확정되면서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이 줄을 이어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민의힘 측 대권 주자가 대거 출현하며 난립하는 양상에 대해 “뚜렷한 후보감이 없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이번에 왜 조기 대선을 하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분명하게 안다면 저렇게 많이 나올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에서 승산이 있는 대권 주자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그나마 대통령 후보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한동훈 전 대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한 전 대표가 12·3 비상계엄사태 당시 계엄 해제를 위해 가장 앞장서서 노력했던 인물인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전 대표는 지난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을 때도 다들 안 된다고 했었지만 결국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63%, 당원 투표에서도 63% 가까이 받아서 이겼지 않느냐”면서 “(아마도 이번 국민의힘 대선주자 선출 과정에서) 그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반이재명’ 전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지난 3년간 국민과의 대화는 않고 맨날 이재명 이야기만 했다”며 “이번 대선은 ‘반이재명’으로는 절대 못 이긴다. 반이재명이 아니라 보수적인 자세를 완전히 버리고서 ‘새로운 아젠다’ 수립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지표상 당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해선 “이번 대선에서 절대로 승리할 수 없다”며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지도 두고 봐야 한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보수 성향의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주자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에서 쫓겨날 때 상황을 생각하면 단일화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이준석 후보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개혁신당을 더 견고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또 국민의힘이 대선 이후 동요하면 오히려 국민의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하려는 생각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