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실적 부진 속 ‘권봉석 카드’…수익성 중심 체질전환 선언
2024년 실적 악화, 그룹 차원의 대응 강화
[시사신문 / 강민 기자] LG화학이 24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제24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2024년 실적과 2025년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실적 급감에 따른 소방수로 권봉석 LG그룹 부회장을 투입했다.
이날 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 ▲2024년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신학철·차동석 재선임 ▲권봉석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7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안건은 모두 가결됐다.
LG화학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48조91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고 영업익은 9168억 원으로 63.8% 급감했다. 실적 저하의 원인은 글로벌 경기 둔화, 석유화학 시황 악화,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전방위 압박이다.
부문별로 보면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은 25조61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754억 원으로 73.4% 줄었다. 메탈 가격 하락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이 18조61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1357억 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적자를 이어갔다.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가 지속됐다.
첨단소재 부문은 매출이 2조65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8.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1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북미 중심 수요는 유지됐지만 원가 부담이 수익성을 제한했다.
생명과학 부문은 매출이 1조2691억 원, 영업이익이 11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2.6%, 287.2% 급증했다. 성장호르몬·백신 등 주력 품목과 비만 치료제 기술수출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기타 및 공통 부문은 매출 7608억 원, 영업손실 14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손실 폭이 확대됐다. 내부 고정비 및 초기 투자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LG화학은 올해를 수익성 중심 체질 전환의 원년으로 삼고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한다. 전략의 3대 축은 ▲전지 소재 글로벌 확장 ▲지속가능 포트폴리오 강화 ▲첨단소재 및 생명과학 성장 가속화다.
미국 애리조나 양극재 공장은 하반기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폴란드·인도네시아 등 해외 거점도 지역 맞춤형 전략을 통해 증설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여수 ABS 재구축, 청주 RO멤브레인 증설, 대산 CNT 생산설비 확장 등 3412억 원 규모의 신규 설비 투자가 이뤄진다.
지속가능성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생산체계 확대와 바이오 연료 합작 법인 설립, 탄소저감 소재 확대에 나선다. 특히 LG화학은 LETZero 브랜드를 중심으로 친환경 플라스틱 및 고기능 소재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AI 기반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 생명과학 기술 고도화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LG화학만의 차별화된 성장 전략으로 고객 신뢰를 높여가겠다”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LG화학은 변화의 중심에서 시장의 판을 바꾸고 고객의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