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감액안 단독 처리 유감…야당, 경제난국에 무리수 둬”
“헌정사상 전례 없는 단독 감액안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 달라”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정부가 2일 야당이 예산 감액안을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데 대해 “무책임한 단독 처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야당 단독 감액안 관련 정부 입장’ 합동브리핑을 열어 “야당이 예산안을 강행했던 11월29일 오후까지도 정부여당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예산안 협의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야당은 정부가 제대로 협상에 임하지 않았다며 감액안을 일방 처리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이어 “정부안 자동부의를 막기 위해 단독 처리가 불가피했다는 야당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그동안 정부안이 자동부의 되더라도 매년 여야가 합의해 수정안을 처리했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야당은 단독 감액안을 처리한 후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 보완해달라고 주장하나 증액할 사업이 있으면 여야가 합의해 본예산에 반영하는 게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지금 우리 경제는 글로벌 복합위기 후유증으로 서민·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미 신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심화, 공급망 불안 등 거센 대내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렇듯 온 국민이 합심해 대응해야 할 경제난국에 야당은 감액 예산안 강행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뿐 아니라 최 부총리는 “글로벌 산업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 산업 경쟁력을 높일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며 “전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 중인데 거대야당은 예산안을 볼모로 정쟁에만 몰두해 우리 기업에게 절실한 총알을 못 주겠다고 한다”고도 더불어민주당에 일침을 가했다.
또 그는 “정부는 지난달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가동해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수적인 전력망 등 기반시설과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적극적 재정 지원을 약속드린 바 있으나 야당이 단독 감액안을 처리할 경우 이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된다”며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과 지역경제를 위한 정부의 지원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예비비의 대폭 삭감은 대규모 재해·재난과 감염병에 대한 정부 대응 능력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최 부총리는 “대내외 악재에 대응할 여력이 줄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우리 재정운용 역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 신인도도 훼손될 수 있다”며 “야당 감액안은 재해와 통상리스크 대응을 무력화하는 예산, 민생과 지역경제를 외면한 예산, 산업경쟁력 적기 회복 기회를 상실하게 하는 예산, 국고채 이자비용을 5000억원이나 삭감하면서 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는 허술한 예산”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는 저절로 돌아가지 않는다. 민생은 공짜로 회복되지 않는다. 거세지고 있는 대외 불확실성은 민관과 여야가 맞들어도 대응이 버겁다. 시간도 우리 편이 아니다”라며 “야당은 지금이라도 헌정사상 전례 없는 단독 감액안을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협상에 임해주길 촉구한다”고 민주당에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