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22대 총선 백서 공개…한동훈 “백서 아니라 국민이 평가”
총선 패배 원인으로 ‘불안정한 당정관계’ 등 꼽아…조정훈 “하나 돼야 이길 수 있어”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가 28일 최고위원회에 총선 패배 원인을 분석한 백서 결과를 보고했다.
조정훈 총선백서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백서의 제목은 ‘마지막 기회’로, 설문조사 결과를 비롯한 전문이 모두 공개된다면서 “백서의 결론은 아주 단순하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반드시 하나가 될 것이고, 하나가 되어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이어 “우리는 변명할 여지없이 총선에서 참패했다. 544명 설문 조사한 분들이 우리 당에 매우 강한 회초리를 들어줬고, 그 중 하나가 불안정한 당정관계였다”고 밝혔는데, ‘지금도 당정관계를 불안정하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엔 “집권여당으로서 정치적 공동운명체인 정부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남은 기간 집권여당으로서 당정관계를 어떻게 운영해야 국민들 지지를 받을지는 총선에서의 경험이 매우 큰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총선백서가 당초 3개월보다 더 길어진 200일 정도 걸린 데 대해선 “당초보다 2배 걸렸다. 전당대회도 있었고, 보궐선거도 있었다”며 “정치라는 것이 상황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결정이 바뀐다. 여러 생각은 있지만 제가 감당하겠다”고 말했는데, 다만 조 위원장은 “긴 시간이 걸렸고 이 백서는 저 혼자 만든 게 아니다. 수많은 당원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고, 따라서 이 백서를 비난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총선 백서 전원, 그리고 총선 백서에 참여한 수천분을 외면한 것과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총선백서위원으로 참여했던 ‘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기자들에게 “논란이 됐던 백서를 마무리하게 돼 홀가분하다. 그동안 유언비어성 발언이 있었는데 이 책자를 보고 검증해 달라”고 입장을 내놨는데,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총선 패배 원인으로는 불안정한 당정관계, 미완성의 시스템공천, 승부수 전략 부재, 효과적 홍보 콘텐츠 부재, 당의 철학과 비전의 부재, 기능을 못한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등이 꼽혔다.
아울러 백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호주대사 임명, 시민사회수석 발언 논란, 의대 정원 정책, 대파 논란 등 연이은 이슈가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였지만 당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함께 존재한다. 당정 간 다른 목소리를 내고 대립관계를 보이는 순간 당정갈등이 집중 부각될 것을 우려해 적극 싸우지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선거가 끝났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총선 패배 두 달 뒤 드러난 ‘영부인 문자 논란’은 비대위원장과 대통령실 모두 적절한 대응에 실패했으며 총선 과정에서 원활하지 못했던 당정관계가 주요 배패 원인이었음을 다시 한 번 구체적으로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이 뿐 아니라 백서는 “이조심판론은 집권여당 선거전략으로 적합하지 못했다고 판단되며 오히려 선거를 정권심판론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했다. 공약 없는 선거로 진행된 점은 집권여당으로서 굉장히 뼈아픈 실책”이라고 꼬집었는데, 반면 당시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던 한 대표는 같은 날 서울 동작구에 있는 서울가족플라자 방문 뒤 기자들로부터 ‘총선백서에서 패배 요인이 불안정한 당정관계로 꼽힌다’는 질문이 나오자 “평가는 백서가 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