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기호 ‘북괴군 폭격 문자’에 제명 촉구···“정신 차려야”

한기호-신원식 ‘북한 심리전 활용’ 문자 노출에 野공세 시작 “여권, 이런 위험천만한 일 왜 저지르는지 이해하기 어려워” “불안한 안보 상황에 가벼운 말로 위기 부추긴 데 사과해야”

2024-10-25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이를 심리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북한군 폭격’ 문자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어 논란이 된 가운데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 제명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문책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이를 대북 심리전으로 활용하자고 문자를 보낸 것이 드러났다”며 “젊은 해병대원과 이태원의 수많은 젊은이도 지키지 못한 정부가 이역만리에서 벌어지는 전쟁 위기를 한반도까지 끌고 오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어 그대로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한반도는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접경지 주민들은 일상의 위협은 물론이고 대남 확성기 소음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또 북한의 오물풍선은 정확히 대통령실 위로 떨어졌다고 한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집권 여당 의원이 대통령 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의 협조를 구해서 북괴군을 폭격하고 미사일 타격을 가해야 한다, 심리전을 가동하자’ 얘기를 해서 러시아가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여당은 가뜩이나 불안한 안보 상황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잠재우기는커녕 장기판의 말을 옮기듯이 가벼운 말로 위기를 부추긴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전쟁을 획책할 때가 아니라 경제를 살릴 때”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런 위험천만한 일을 왜 저지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질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 실장을 즉각 문책하고 국민의힘은 한 의원 제명이라는 강력한 조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