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 “사법부 신뢰 못 받는 것 알아…재판 지연 해소에 역량 쏟을 것”
“사법 독립을 지키면서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할 때 국민 신뢰 얻을 수 있을 것”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노경필 대법관 후보자가 22일 “최근 지적되고 있는 재판 지연 문제에 관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천명했다.
노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사법부가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으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27년 동안 법관으로 살아온 저 또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사법부의 존립은 국민의 신뢰로부터 나오고, 국민 신뢰는 법원이 사법의 독립을 굳건히 지키면서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 후보자는 “제가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제가 이제까지 지켜왔던 마음자세와 태도를 견지하며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재판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며 “다수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보호가 사법부의 책무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내린 판결 중 공무원 채용 면접에서 장애인에게 직무와 무관한 장애 관련 내용을 질문한 것은 부당한 차별행위라며 불합격 처분을 취소한 것과 학교법인이 대학 조교의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고자 편법적인 기간제·파견근로를 되풀이했던 데 대해 대학 조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게 한 판결 등을 스스로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노 후보자는 “법관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기회가 제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은 재판을 하는 데에도 열과 성을 다하겠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대립되는 갈등을 극복하고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한편 전날 노 후보자가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배우자가 인사청탁을 이유로 명품백을 받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상호간의 관계, 친분 등 포함한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인사청탁을 위해 물품 등을 받아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김건희 여사 의혹이 사실이라면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은 주철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노 후보자는 “정치적으로 많은 논쟁이 있는 사안에 관해 구체적 견해를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고, 자신의 배우자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한 시기와 경위에 대해 물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엔 “특별한 정보나 사유가 있어 매수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매매비용을 제외한 수익은 17만8165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