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이낙연 향해 “신당, 반이재명 아닌 새로운 가치 제시해야”

이낙연 신당 창당 움직임에 우려 목소리 내고 나선 ‘원칙과상식’ 모임 조응천 “李 ‘1당 목표’ 발언 깜짝 놀라, 기호 3번 받기도 쉽지 않을 것” “이미 강 건넌 이낙연, 민주당 더 고쳐 쓸 수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 것” 이원욱 “이낙연, 국민적 공감대 어떻게 얻어낼지가 선제적 조건 돼야”

2023-12-15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원욱 민주당 의원.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자칭 더불어민주당 내 혁신계라는 ‘원칙과 상식’ 모임의 조응천 의원은 14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반이재명이라는 기치만으로는 1당은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만약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면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모순이라든가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 이런 걸 깨뜨릴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따로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당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힌 이 전 대표를 향해 “깜짝 놀랐는데, 사실 기호 3번 받는 것도 그렇게 쉬울까 싶다”고 다소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왜 저렇게 서두르시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정당사를 보면 신당이 한 번 만들어졌다가 얼마 가지 못하고 흡수와 소멸을 계속 반복했다”며 “더욱이 총선이 임박하면 1, 2당으로 표가 다 몰린다. ‘내가 저기 찍어봐야 사표가 될 것이다’고 해서 사표방지 심리로 1, 2당을 찍는 성향이 있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이 전 대표를 향해 “구성원들 중에 좀 괄목할 만한 분을 많이 모셔야지만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며 “그래야 의미 있는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더욱이 그는 ‘이 전 대표가 내년 새해 초 신당 창당 선언이 물리적으로 가능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 전 대표 쪽 분들이 일찌감치 원외 조직을 크게 만들어서 꾸려나가고 있다. 전국 조직이고 꽤 숫자도 많다. 또 애초부터 신당 창당을 전제로 해서 구성이 됐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그걸 기반으로 해서 한다면 아마 창당 작업은 굉장히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한 생각을 접고 민주당에 남을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평소 화법을 생각하면 이미 강은 건넜다”면서 “이 전 대표는 (탈당한) 이상민 의원처럼 ‘지금의 민주당은 고쳐 쓸 수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예를 들어 총선이 식당 메뉴판이라면 지금 메뉴판에는 ‘탄 밥과 쉰 밥 밖에는 없다, 혹은 핵폐기물과 독극물 밖에 없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원칙과 상식’ 모임과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행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는데, 조 의원은 “이 전 대표는 저희랑 무관하게 진행을 하고 계신 것”이라며 “저희 원칙과 상식은 ‘민주당이 바로 서야 국민의힘도 경각심을 느끼고 바로 간다, 그래야 한국 정치가 바로 된다, 그래야 이 혐오스러운 21대 국회와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을 어떻게든 좀 고쳐보자’는 입장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모임의 이원욱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숨 고르기가 좀 필요한데 숨 고르기 없이 갑자기 링에 뛰어들어 막 100미터 질주하고 계신 것 같아서 많이 당황스럽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지금 만약 신당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얻어내고 당내 공감대를 어떻게 얻어낼 것이라고 하는 게 선제적 조건이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며 사실상 조 의원과 결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