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예산 정국, 이재명 “尹, 예산 삭감에 무책임한 변명 늘어놔”
“尹 대통령 국정기조 전환 없었어···재정건전성 집착만 더 강해진 듯” “병사 월급 올리고 복지 예산은 삭감, 국민을 원숭이로 여기는 것 같아” “민생 위기 대한 실질 대책 없었어, 대통령실·검찰 특활비부터 줄여야” 홍익표 “국가 예산 꼼꼼히 살필 것, 민생 위해 잘못된 예산 바로 잡을 것”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여야가 1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산안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우리가 요구한 국정 기조 전환은 없었다”며 “대통령은 재정건전성 집착만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비판해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극한 대결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국회를 찾아 시정연설을 했던 윤 대통령을 향해 “민생 위기에 대한 실질적 대책은 없고,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대해서 합리적 설명보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있었던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병사 월급 올리겠다고 했는데, 예산으로 보면 병사들 복지 예산을 1857억 원을 삭감하겠다고 한다”며 “국민들을 원숭이로 여기는 것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통령을 겨냥해 “조삼모사(朝三暮四·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라고 하지 않느냐”고 되물으면서 “청년 병사들 생일 케이크나 축구화를 뺏을 게 아니라 대통령실 특활비, 검찰 특활비부터 줄이라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윤 대통령의 연설 내용과 실제 정부 예산안이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피력하면서 “민주당은 정부가 민생과 경제 포기해도 최대한 민생 회복과 경제 회복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국회에서 이제 시작되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부·여당과 예산 쟁탈전을 벌일 것을 시사한 셈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내년 총지출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2.8% 증가하도록 편성해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했다”며 “건전재정은 대내적으로는 물가 안정에,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빚을 넘겨주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었다.
다만 민주당 측은 정부가 세수 부족 문제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예산안에서 삭감 조치한 ▲R&D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지역사랑상품권 등의 예산 복원 및 증대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기에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싸움을 벌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군다나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같은 자리에서 “국가 예산이 서민과 중산층에게 버팀목이 되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피겠다”며 “국민을 원칙으로, 민생을 기준으로 잘못된 예산을 바로 잡겠다”고 선전포고를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