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민은 늘 옳다’ 발언에 박지원 “진정성 안 느껴져”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발언하며 자세를 낮추고 나선 모습을 보여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원로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9일 윤 대통령을 향해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질타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여당의 선거 패배 후 다소 달라진 모습과 발언을 하고 나선 윤 대통령에 대해 “그러한 반성을 하고 그렇게 하겠다면 좋은 진전인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윤 대통령의 말씀은 국민들로부터, 정치권으로부터 신뢰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 말을 들은 진보계통, 야당에서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들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윤 대통령이 어제 말한 ‘국민은 늘 옳다’는 얘기도 진정성 있게 얘기를 해야 된다”며 “(그 메시지는 참모가 할 게 아니라) 직접 하셨어야 했다”며 “참모가 하니까 전언 아니냐. 그래도 대통령은 법조인 출신인데, 전언은 법정에서도 증거로도 채택이 안된다”고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오전 참모진과 회의를 하며 “어떤 비판에도 변명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며 고 말한 내용을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한 바 있다.

한편 여권에서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는데, 실제로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전날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하여 “제대로 국민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말씀하시는 게 좋아 보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천 위원장은 “‘국민 옳다’와 같은 말씀을 당 지도부나 국민통합위원회 앞에서 할 것은 아니였다”며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있었던 부분 중 반성하거나 바로잡아야 할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국민은 무조건 옳다’ 같은 이야기를 해야 좀 더 와 닿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그는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이번 만남은 사실상 김기현 대표 체제 연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그런 만남의 자리에서 ‘우리가 좀 더 잘해야 한다’ 같은 이야기가 나온 건 아무래도 임팩트가 조금 떨어져 보인다. 더군다나 대통령이 실제로는 안정을 강조하면서 표현만 변화를 말씀하신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씁쓸함을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