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탈당 60명 “새 진보정당 시작할 것…총선 연대 문 열어둬”

“정의당, 중도 노선으로 정치적 냉소 부추겨…면피 수준의 신당 창당, 실패 예상돼”

2023-07-11     김민규 기자
(좌측부터) 정의당 위선희 전 수석대변인, 정호진 전 대변인, 송치용 전 부대표.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들 60여명이 7일 탈당을 선언하고 지난해 정의당을 탈당한 천호선 전 대표와 함께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위선희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 정호진 전 대변인, 임명희 현 강원도당위원장, 이형린 현 충북도당위원장, 송치용 전 부대표, 정혜연 전 부대표, 임성대 전 강원도당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추진을 위한 정의당 전·현직 당직자 탈당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을 대체하는 제1진보정당, 대표진보정당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추락한 시민의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당원들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당 지도부 등은 혁신의 문을 열지 않았고 더는 변화와 혁신의 여지가 없어 고쳐 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 넓게 시민들을 품어 안는 진보정치를 위해, 그리고 대한민국 진보정치 수명을 늘리기 위해 탈당하고 새로운 진보정당을 시작하려 한다”며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창당의 길이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진보정치를 구하는 일이고 대한민국을 진일보시켜 왔던 진보정치의 커다란 두 정신, 노무현과 노회찬의 정치를 진정 계승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이들은 “활동가들의 이합집산이 아닌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당, 구호뿐이 아닌 노동정치가 아닌 노동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를 만들어내는 정당, 이념은 달라도 변화를 위해 시민들이 손잡는 대중정당이 될 것”이라며 “시민을 겁박하는 검찰형 페미니즘이 아닌,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지향할 것이고 동세대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엘리트 청년정치가 아닌, 보통의 청년들과 함께하는 새로운 청년정치를 만들겠다. 무엇보다 무능하고 비타협적인 진보가 아닌 유능하고 유연한 진보로, 고립되고 배타적인 정치가 아닌 더 넓게 진보집권을 견인하는 정치를 보여줄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분명한 진보정당 재건의 길을 가겠다. 저희의 임무는 4년 후 진보집권과 좋은 정부 탄생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진보의 혁신과 확장에 동의하는 분들과의 연대의 문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는데, 다만 현 정의당에 대해선 “분명한 좌표가 없는 중도 노선으로 정치적 냉소를 부추겨 오로지 국회의원 배지를 달겠다는 세력”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들은 “지난 총선부터 대선까지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세 번째 권력과 같은 이들의 목소리를 키우고 방조했다. 최소한의 자정 능력도 없는 정당이 어떻게 진보정치를 재건할 수 있겠나”라며 정의당이 재창당을 선언한 데 대해서도 “어떤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당의 위기 앞에서도 관성에 안주하다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마지못해 떠밀려 하는 면피 수준의 신당 창당이고 실패가 예상된다”고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정호진 전 대변인은 이날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수많은 당원들이 탈당했고 정의당의 혁신을 바랐던 마지막 그룹인 저희가 탈당한 것이다. 당 혁신을 바랐던 마지막 세력으로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번 회견 참석자 중 다수는 정의당 내 의견 그룹이었던 ‘새로운 진보’ 소속으로 향후 이들은 ‘새로운 시민참여 진보정당 창당을 위한 제안자 모임’으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