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학생위, 이재명 향해 “당 민주주의 실종” 비판
“당 민주주의 회복 못하면 혁신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대의원제 폐지 주장, 당권싸움에 매몰된 것으로 보여” “한쪽으로 경도된 특정 목소리가 당을 지배하고 있어” “‘수박’ 발언하는 인사들은 혁신기구에서 배제돼야 해”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도덕성 회복과 혁신을 요구했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문자폭탄 등의 강한 공격을 받았던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9일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된 걸 직접 경험하게 된 시간이었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다양성을 훼손하고 당내 분열을 추동하는 행태를 단호하게 끊는 데 힘써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양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한 달 전 전국 대학생위원회가 당내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었는데, 이는 2030 청년 세대가 더이상 민주당을 떠나지 않도록 막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밝히면서 “당 지도부에 요청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12일 17개 시·도당 대학생위와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를 비판하면서 당 혁신을 촉구했었는데, 이와 관련해 그는 “회견 이후 수많은 사람에게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았다”며 “대학생위가 외친 목소리는 결국 ‘내부 총질’로 폄하됐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부 총질로 규정하고, 동료라는 말은 ‘수박’(겉과 속이 다름)이라는 멸칭으로 변모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지 못하면 민주당의 혁신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할 것”이라면서 “특정 목소리에 휘둘리는 정당에서 벗어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당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더욱이 그는 앞선 발언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이 대의원제 폐지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대의원제 폐지가 혁신인 것처럼 외치지만, 국회의원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당권 싸움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국민 관심사가 아닌 대의원제 폐지는 (앞으로 구성되는) 혁신기구의 주요 의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양 위원장은 “현재 민주당은 올바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관용하는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자기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잘못도 정의로 둔갑하고, 옳은 말을 해도 우리 편이 아니면 틀린 말이라 한다”며 “한쪽으로 경도된 목소리가 당을 지배하고 있다. 특정 정치인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새롭게 구성될 혁신기구의 제일 중요한 임무는 당내 민주주의 회복이어야 한다. 보다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고, 특정 정치인과 계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부족한 점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혁신기구가 돼야 한다”며 “동료를 ‘수박’이라 멸칭하는 인사들은 혁신기구에서 배제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더 나아가 양 위원장은 “오늘 발언 이후 저는 또 비난의 화살을 맞을 수 있다. ▲신상털기 ▲가족 욕설 ▲성희롱 등 그걸 넘어 더 큰 시련이 올 수도 있어 위축이 되고 많이 두렵지만 누군가 해야 할 말이었다. 민주당에 기대를 접은 청년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기기 싫다. 그래서 20대의 보편적 인식을 대변하기 위해 제가 이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민주당이 그저 권력만 추구하고 중요 사안에 입을 다물라는 정당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는 정당이라는 걸 널리 알리고 싶다. 새롭게 구성될 혁신기구가 마중물이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