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력 부족 비판에 “난 레밍처럼 ‘쥐떼 정치’ 하지 않아”

洪 “정치 30여년 동안 눈치 살피고 줄 서는 정치 하지 않았어” “공천에 목매여 어디 줄설까 헤매지 말고 당당하게 처신하라” 천하람 “洪·李 만남, 李에 더 득 됐지만 洪도 손해 본 것 아니야”

2023-05-16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 소속의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 / 권민구 기자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자신을 향해 정치력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낸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나는 썩은 사체나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가 아닌 킬리만자로의 표범처럼 살았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전날밤(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정치를 30여 년 했다”면서 “당 지도부가 ‘홍준표는 지난 대선 경선 때 국회의원 두 사람 데리고 경선했다’고 비아냥 거렸다고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아니고 마음 맞는 세 사람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세 사람하고 했다는) 그건 너희들처럼 패거리 정치를 안했다는 거다”며 “레밍처럼 ‘쥐떼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 눈치 보며 이리저리 살피고 줄 서는 정치를 하지 않았다는 거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아울러 홍 시장은 “대신 참모들은 한번 같이 일하면 본인들이 딴 길을 찾아 스스로 나갈 때까지 같이 일한다”며 “그래서 10년, 20년을 같이 한 참모들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국회의원’답지 않은 국회의원은 의원 취급 안 한다”며 “제발 이 나라 국회의원답게 당당하게 처신해라. 공천에 목매여 어디에 줄 설까 헤매지 말고, 한번 하고 가더라도 지금 이 순간 ‘국회의원’답게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 10일 대구시청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5분간의 회동을 가지면서 정부·여당에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이 대표에게 가감 없이 여야의 정치적 갈등 상황에 따른 쓴소리를 비롯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작심 비판 발언을 쏟아내어 당내로부터 사리 분별력과 정치력 부족 문제 등을 지적 당하며 원성을 들었다.

한편 ‘비윤’(비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2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하여 홍 시장과 이 대표의 대구 회동에 대해 “이거는 이재명 대표께서 꾀를 잘 쓰신 거다”며 “이재명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에 홍 시장을 만나면서 왜 대통령은 나를 안 만나주느냐 이런 시위를 하신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건 정치적으로는 이재명 대표에게 훨씬 더 득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이 천 위원장은 홍 시장이 이 대표를 만난 것에 대해 “조금 의외였다”면서도 “홍준표 시장 입장으로 본다면, ‘내가 대통령급이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선 후보급이야’라는 것을 한 번 더 보여주면서 대구에 있지만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SNS 활동도 열심히 하고 이재명 대표가 만나려고 찾아오는 정도의 ‘여전히 그런 큰 인물이야’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대통령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만남을 승낙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진단해 사실상 홍 시장이 ‘정치 고수’라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