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사건’ 박범계 “이정근노트 걱정돼”···안민석 “두려워”
박범계 “돈봉투 사건 검찰 수사, 정치탄압으로 생각하지 않아” “녹취록에 이정근노트까지 제시되면, 그건 가늠하기 어려워” “한동훈 발언 보면, 제 경험상 뭔가 알고 하는 얘기인 것 같아” 안민석 “지금 상황은 서막에 불과, 뭐가 터질지 몰라 더 불안” “민주당 초기 대응 아쉬워, 무언가 숨기려는 인상까지 줬어”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탄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사건의 출발점이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녹취록’과 ‘노트’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어 관심이 집중됐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 의원은 전날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이정근 전 부총장의 전화통화)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인정이 되고 거기에 ‘이정근 노트’가 제시된다면 그건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정근) 전화 녹취록 3만개보다 일부 보도된 이정근 노트가 사실 가늠하기 어렵다”고 크게 우려하고 나섰는데,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이정근 노트 내용에 따르면 돈 전달 과정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심지어 친노·친문·친명 등 계파간의 자금줄과 관련된 실명까지 상세히 정리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이정근 노트에는 친명의 ‘7인회’와 관련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100억 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CD 30장을 현금화한 내용도 들어있다는 내용까지 흘러나왔기에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검찰 수사 방식을 잘 아는 박 의원인 만큼 해당 사건의 향방에 대한 박 의원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심지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돈봉투 사건에 대해 ‘기획수사의 정치탄압이 아니냐’는 일부 야당 측의 주장에 대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고 단언한 것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단순히 흘려듣지 않은 모습도 보여주었는데,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단언하는 듯한 발언은 장관을 지내 본) 제 경험상 뭔가를 알고 하는 얘기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내부에서는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촉각을 세우며 ‘민주당의 최대 위기’라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오늘(26일)도 안민석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지금 이 상황은 서막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언제 어디서 폭탄이 또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게 더 두렵고 불안한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은 “돈 봉투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의 초기 대응에 아쉬운 점이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처음부터 귀국해서 진상을 파악하고 국민들께 보고드리겠다고 하지 않고 일주일을 끌며 애간장을 태웠는데, 사실 이런 일은 투명하게 다 내려놓고 진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는 게 상책이다”며 “그런데 숨기려는 인상을 초반에 줬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더군다나 국민들은 지난 국정농단에서 ‘숨기는 자가 범인’이라는 교훈 하나를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 당에서는 자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했다가 안 하겠다고 하는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여 국민들에게 찔리는 게 있어서 숨기려고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인상까지 줬다”고 지적하면서 당을 향해 “민주당을 ‘부패 비리당’으로 엮기 위한 폭탄들이 제조되거나 이미 제조돼 있을 수 있다”고 경고음까지 내고 나서 상황의 심각성을 짐작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