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희숙 저격…“어찌 국회의원 됐는지 의아해”

윤희숙 “꼰대 기질 내보이지 말라”…洪 “꼰대? 그런 거 덧씌운다고 위축되지 않아”

2023-04-20     김민규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좌),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당분간 입 닫고 있을 테니 당 지지율 60%로 만들어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와 벌이던 설전을 잠시 접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19일엔 자신을 비판해온 윤희숙 전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열면서 SNS로 상호 공방이 벌어졌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전 의원을 겨냥 “땅 투기 혐의로 의원직까지 사퇴했던 사람이 조용히 반성하며 사는 줄만 알았더니 요즘 부쩍 언론에 나타나 좁은 식견으로 좌충우돌하고 있다”며 “항공정책과 국토균형 개발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KDI 근무했던 소소한 그 경력으로 TK신공항을 고추 말리는 공항 운운하며 폄하하고 떠드는 것은 가소롭기도 하고 기막히기도 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어 “총선과 개각이 다가오니 또 설치는 사람 중 하나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으나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TK신공항을 이상한 인터뷰와 함께 비아냥대는 그 말은 용납하기 어렵다”며 “그 입 이제 그만 다물고 더 이상 정치권 근처에서 기웃거리지 마라. 더 이상 그런 응석은 받아주지 않는다”고 윤 전 의원에 경고했다.

이는 앞서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과 ‘광주군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윤 전 의원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지역에서 다 공항 만들겠다는 건데 공항 만들어 놓으면 어마어마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전에 무안공항인가 동네 주민이 고추 말리는 사진이 굉장히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비판한 데 대한 맞대응으로 풀이되는데, 윤 전 의원은 홍 의원이 지난 10일 CBS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 도중 끊어버린 데 대해서도 동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화하다가 끊어버리고 이러는 것도 놀라웠다. 국민의힘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꼰대 이미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홍 시장의 맹폭에 윤 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땅 투기 혐의로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말을 하는데 검사까지 한 분이 사실관계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으니 이쯤 되면 교묘한 의도적 왜곡 아닌가 생각된다. 저는 ‘부친’의 농지법 위반 혐의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했으며 부친은 이미 땅을 매각해 차액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며 “당시 본인과 가족의 투기 의혹이 제기됐던 민주당과 국민의힘 12명 중 도의적 책임을 진 유일한 사람으로서 저는 제 사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윤 전 의원은 “저는 TK신공항에 대해 평생 단 한마디도 한 적이 없는데 TK신공항이 사업타당성과 정책적 정당성을 가졌는지 전혀 아는 바 없기 때문이다. 제가 방송에서 입장을 밝힌 것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예비타당성 기준을 완화하는 법개 같은 여야 협치로 전국이 총선 공사판이 될 우려 (때문)”이라며 “무안공항에서 고추 말리는 사진은 이미 유명하며 앞으로 건설될 어떤 공항에서도 그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시장님 생각은 다른가 보다”라고 응수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제가 국토균형개발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다는 말은 무슨 근거인지 모르겠는데 국립 제주대병원,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저는 국토균형을 중심에 놓은 예비타당성 프로젝트들의 연구책임을 맡아 균형개발의 길이 무엇인지 열심히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제발 이런 꼰대 기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지 말라”며 “제가 후배지만 엄연한 전문인이며 정치인인데 응석이라니요? 이런 게 국민의힘 이미지를 망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윤 전 의원은 “50 먹은 전문인에게 70이 응석이라 하는 정당을 20,30대가 도대체 어떻게 생각할까요? 입 다물고 정치권 근처에서 기웃대지 말아야 할 사람이 과연 누구인지,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제발 깨달아 달라”며 “열린 마음으로 젊은 세대를 존중하고 쓴소리도 여유 있게 받아들이는 멋진 원로가 돼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홍 시장도 같은 날 오후 재차 SNS에 글을 올려 맞받아쳤는데, “예타를 완화하는 것은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고 국토균형 발전을 기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예타 제도로는 수도권 이외 기반시설에 대해선 예타가 나오지 않고 수도권 일극주의만 심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지방분산을 위해 부득이 사회 간접시설을 지방에도 골고루 설치하여 지방균형 발전으로 인구분산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함인데 그걸 두고 미래 세대에 빚만 넘긴다느니 역사에 죄를 짓는다느니 하는 그런 왜곡된 시각으로 어찌 공공기관에 근무했고 잠깐이지만 국회의원까지 했는지 의아스럽다”고 반박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홍 시장은 윤 전 의원에게 “일천한 식견으로 떠들면 떠들수록 지식의 한계만 노정된다. 그만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그리고 꼰대라는 이미지 덧씌우기는 본질을 피해가는 억지 반론이고 그런 거 덧씌운다고 (내가) 위축될 사람이 아니다. 나는 나이만 보면 꼰대가 맞지만 자칭 청년 정치인도 몽상에 취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는 이른바 4차원 꼰대가 지금 얼마나 많나”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