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후쿠시마 농산물 ‘수입 불가’ 공개 천명하라”

李 “대한민국 정부라면 일본의 부당한 요구에 ‘안 된다’ 선언했어야”

2023-03-30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 “후쿠시마 농산물 절대 수입 불가를 공개적으로 온 세계에 확실하게 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앞 계단에서 열린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반대 및 대일 굴욕외교 규탄대회’에 참석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대한민국 영내로 수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산 멍게는 사줄 수 있어도 대한민국 농민이 생산한 쌀은 사줄 수 없다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그는 이어 “윤 정권이 퍼주기 외교로 굴욕적인 저자세를 취한 결과, 일본은 점점 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국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독도, 위안부 합의,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다 논의했다고 주장한다”며 “대한민국 정부라면 응당 일본의 부당한 요구가 있었다면 당당히 그 자리에서 ‘안 된다. 이것은 국제협약 위반이고 세계무역기구가 인정한 대한민국 권리이고 대한민국 국민 생명과 안전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고 선언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대표는 “일본에게 모든 것을 퍼준 이번 정상회담으로 한일관계는 1945년 이전으로 회귀했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과연 헌법이 정한, 국민이 명한 책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우리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굴욕 외교의 진상을 낱낱이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에게, 역사에 사과하라”고 윤 대통령을 거세게 압박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민주당은 역사를 퇴행시키고 국가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국민 자긍심을 심각히 훼손한 이번 한일정상 굴욕회담에 대해 끝까지 진상규명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천명했으며 같은 당 의원들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절대 반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사 저지’라고 쓰인 팻말을 든 채 한 목소리로 정부를 규탄했다.

한편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 17일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 등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발언했다고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9일 보도했는데, 당시 접견장에는 누카가 후쿠시로 전 일한의원연맹 회장도 동석해 한국 정부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와 함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철폐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에선 이 같은 보도에 대해 30일 오전 대변인실 명의의 언론 공지를 통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관련, 국민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국내로 들어올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해당 보도내용을 일축했는데, 앞서 대통령실에선 지난 20일에도 “일본 오염수와 수산물 문제는 연계돼 있고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있다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지만 세간의 우려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