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천아용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
“소중한 당원 권리로 우리는 사람에 충성하는 반 아니라는 것을 보여 달라”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이문열 작가의 소설인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현재 전당대회를 빗대면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직접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87년 이문열 작가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통해 그려냈던 시골 학급의 모습은 최근 국민의힘의 모습과 닿아 있다. 모두가 자신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고 아마 이게 누군가가 애기하는 당정 일체일지도 모른다”며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는 소설 속의 한병태와 같은 위치에 서 있다. 이들은 사람에 충성하라는 충성 맹세를 거부한 이유로 엄석대의 질서에 편입되는 것을 받아들인 비겁자들에게 공격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새로 온 담임선생님은 엄석대도 나쁘다고 꾸짖지만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였던 아이들도 다섯 대씩 때린다. 지금의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고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인가”라며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지만 명확한 것은 담임선생님은 바로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엄석대를 누구와 매칭해서 생각할지는 여러분의 자유이고 고민이지만 똑같은 한 사람을 연상시킨다면 다들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같은 이상을 추구하고 있다”며 “엄석대가 구축하려는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게 해달라. 이들이 힘을 얻어서 지적하지 못하면 결국 총선에서 국민이 담임선생님 역할을 하며 교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새누리당 시절 공천파동 사태도 언급했는데, “6년 전 우리는 이미 담임선생님에게 호되게 혼났던 집단이었다. 그때도 우리 당에는 또 다른 엄석대가 있었고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들이 있었다”며 “그것을 지적하고 나섰던 한병태는 배신의 정치로 지목 받아 그 뒤로 수년간 공격받았지만 굴하지 않았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엄석대, 유승민 전 의원을 한병태에 빗대기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차라리 왕이 콤플렉스 벗어던지고 백성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귀를 덮고 있던 모자를 벗어 던지고 성군이 되는 결말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번 반장선거에서 소중한 당원의 권리로 우리는 사람에 충성하는 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달라. 엄석대가 만들어낸 알량한 질서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타당한 정당민주주의와 자유가 우리의 급훈이라는 것을 보여 달라”고 ‘천아용인’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듭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견 후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안철수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행보를 보면서 책에 있었던 우왕좌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한다. 엄석대를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문제의식을 갖고 용기를 내 불이익을 감수하고 할 말을 하는 사람이란 그런 의미에서 안 후보의 행보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천하용인 캠프는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모든 작전을 짜고 있다. 모바일 투표는 젊은 세대가 훨씬 편하게 생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참여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