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탈표', 이상민 "빙산의 일각" vs 현근택 "비겁한 표"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표가 많은 '아슬한 부결' 결과 나와 이상민 "겉으로 드러난 가결 표 수는 빙산의 일각인 것" "삼삼오오 교감 이뤄내 가결 표 던진 것, 우연 합산 아냐" 현근택, 비명계 겨냥 "무기명 비밀투표 뒤 숨은 것 비겁해" "이탈표 밝힐 필요 있어, 표결 이후 언행은 분명한 징표될 것"

2023-03-02     이혜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좌)와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우).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139표)가 많은 '아슬한 부결'(부결 138표) 결과를 받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비명계(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28일 "(민주당 내 가결 등 이탈표는) 조직화된 20%"라면서 "겉으로 드러난 '가결' 표 수는 빙산의 일각이고, 그 밑의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는가"라고 진단했다.

이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어제 나온 가결 표 수는 의원들의 개별 결정이 그냥 우연히 합산된 게 아니다"며 "당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깊게 깔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어느 정도 의원들이 삼삼오오 교감을 이뤄내 가결 표를 던졌고, 부결을 던진 의원 중에서도 당이 '방탄 정국'으로 가거나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불체포특권 폐기를 이제와서 뒤엎는 상황을 불편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당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분위기가 이미 상당히 많이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19표로 합산된 기권과 무효 표에 대해 "찬성표(가결)로 봐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향해 "단순히 의원들이 지도부 설득을 무시했다는 등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대표와 당 지도부가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상황을 절대 낙관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 사실상 이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의 필요성을 압박하고 나선 듯한 분위기였다.

반면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이탈표'가 속출한 것과 관련해 "당 대표 신병에 대한 표결이었는데,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다"고 발끈하면서 "당원들에게 어떤 표결을 했는지 밝힐 필요가 있다"며 이탈표 색출론을 띄우고 나섰다.

특히 현 부원장은 이탈표와 관련해 "본인이 밝히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평소 당 대표에 대한 입장을 보면 되고, 또 표결 이후의 언행은 분명한 징표가 될 것"이라고 부연해 사실상 비명계를 향해 입단속 경고도 하는 듯한 모습으로도 비춰졌다.

심지어 그는 자신이 차기 총선과 관련해 출마를 노리고 있는 '성남 중원' 지역구인 윤영찬 의원을 겨냥해서도 "윤영찬 의원님께 묻고 싶다. 어떤 표결을 하셨느냐. 당당하게 밝히고 당원과 국민들께 평가받을 생각은 없으시냐"고 따져 묻기도 했는데, 일각에서는 오는 2024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이 대표의 '아슬한 부결' 사태로 인해 물밑에 있던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의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