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태평양 사격장' 언급에 태영호 "핵 군축 회담하잔 뜻"

북한, 이번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 또 발사 김여정 "미국과 남조선이 직면한 위기, 변하지는 않을 것" "태평양을 우리 사격장으로 활용 빈도수, 美행동에 달려" "만족한 기술과 능력 보유중, 南측은 남의 기술 의심 말라" 태영호 "김여정 담화문, 미국과 핵 군축 회담 하자는 얘기" "핵 군축 회담으로 간다면, 우리는 정말 힘든 상황이 올 것"

2023-02-20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과거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장면,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 / 시사포커스DB(좌, 우) 및 ⓒ뉴시스-노동신문(가운데)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북한이 20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데 이어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경고까지 하고 나서 위기감을 증폭시켜 눈길을 끌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쯤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는데,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390여㎞, 340여㎞를 비행한 후에 동해상에 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은 앞서 이미 이틀 전(18일)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평양 순안 일대에서 ICBM 화성-15형을 고각으로 발사하여 약 900㎞를 비행하고 동해상에 낙탄한 바 있어 사실상 연일 도발의 수위를 높여가는 분위기가 엿보였는데,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 연합비행훈련에 반발 성격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한미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날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및 미 공군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하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벌였었다. 

실제로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문을 내며 "최근 조선반도 지역에서의 미국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 관계를 치밀하게 따져보고 있으며 직간접적인 그 어떤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에는 상응한 대응에 나설 것임을 이 기회에 다시금 기정사실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김 부부장은 "형편없는 풋내기들이 지지벌거리는 소리를 곧이곧대로 믿어봤자 실제 미국과 남조선이 직면한 위기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는데, 심지어 전날 앞서 발표한 담화문에서도 "적의 행동 건건사사(하나하나)를 주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에 대한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도 있다.

더 나아가 이날 공개된 담화문에서는 지난 18일 발사한 '화성포-15형' ICBM과 관련해서 김 부부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는 만족한 기술과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제는 그 역량 수자를 늘리는 데 주력하는 것만이 남아 있다"고 자신들의 기술력을 거듭 자랑하면서 "(북한에서는) 남조선 바보들이 노는 꼴을 구경거리로 보고 있다. (남한은) 남의 기술을 의심하거나 걱정해줄것이 아니라 자기를 방어할 대책에나 보다 심중한 고민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편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북한의 담화문에 대해 "김여정 부부장이 아주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나 했는데, 뭔가 하면 태평양을 향해서도 이제는 쏠 수 있다고 했다"며 "이 태평양은 미국이지 않느냐. (북한은) 미국과 핵 군축 회담을 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태 의원은 "북한의 ICBM은 대미용이기 때문에 어제도 김 부부장이 '서울을 향해 쏠 일은 없다'고 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미국과 풀자'는 얘기인 것"이라며 "북한의 ICBM이 서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핵 군축 회담이라는 거는 핵을 보유한 나라들끼리 하는 회담이다. 이거는 핵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상황을 짚으면서 "아직 '북한의 ICBM이 미완성품인 바로 이때가 북한과 딜을 할 적기'라면서 바이든 보고 핵 군축 회담에 나가라는 주장이 상당히 미국에서도 힘을 얻고 있는데, 미국이 이런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어서 정말 핵 군축 회담으로 간다면 우리한테는 정말 아주 힘든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