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에 힘실는 '비윤'?, 김용태 "별의 순간, 용기 내야"

당원 표심 집결된 나경원, 돌연 '비윤계' 응원까지 김용태 "나경원 지지율이 깡패, 용기내야 할 타이밍" 野도 응원, 박성민 "나경원 앞에 레드카펫 깔렸어" 이준석, 친윤 겨냥 "자기팀 아닌 선수는 두들겨 패" "국민의힘 전당대회, 사실 애초에 축구 아니였어"

2023-01-10     이혜영 기자
(왼쪽부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오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연일 고심 중에 있는 모습을 이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비윤'(비윤석열계)으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나 부위원장을 향해 "지금이 별의 순간"이라고 힘을 실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날밤(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나 부위원장에 대해 "지지율이 깡패"라면서 "민주공화정에서 국민과 당원이 부르면 거기에 응답하는 것이 정치인의 사명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 부위원장에게 "출마가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과의 친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 있는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며 "용기를 내셔야 할 타이밍이다. 용기를 내셔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최고위원은 "나 부위원장이 헝가리(식 출산 지원제도에 대한) 발언으로 좌파 취급도 받고 있어 굉장히 억울할 것 같다"며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선거법, 공수처법을 막아설 땐 '보수의 여전사'라고 평을 받았는데, 지금은 의견이 좀 다르다고 해서 좌파 취급까지 하는 것은 좀 아니다"고 꼬집었다.

앞서 저출산 대책으로 '대출 탕감'을 제안한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정부와의 정책 기조와 다르다'고 공개 비판을 받았는데, 이와 맞물려 보수 진영의 일각에 나 부위원장이 정부 요직을 자신의 정치에 이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의 시선이 제기되면서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더욱이 이날 함께 출연한 진보 진영의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도 "지금 대통령실이 상당히 치졸하다. 나 부위원장에게 오히려 더 나올 명분만 강화시켜주고 있다. 나 부위원장 앞에 레드카펫이 깔렸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나 부위원장을 향해 "그냥 쿨하게 (부위원장직) 사표 던지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당권 출마를 응원했다.  

심지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정부 요직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은 나 부위원장의 당권 출마에 대해 대부분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반대로 유승민 전 의원에게 힘을 실어오면서 나 부위원장에게 대립각을 보여왔던 '비윤계'(비윤석열)에서는 돌연 나 부원장을 응원하는 태도 전환이 엿보인다고 일각은 상황을 짚으면서 사실상 딜레마적인 묘한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실제로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통해 나 부위원장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친윤계를 겨냥해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이는 앞서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 룰을 변경한 것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골대를 왜 옮기느냐'고 반발하며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한 것과 결을 같이 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만 일각에서는 친윤 성향의 당원 표심이 집결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나경원 부위원장이 '친윤' vs '비윤' 구도로 차기 전대의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당내 갈등과 대립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면 윤석열 정부에 힘실기로 '국정 안정'을 강하게 원하는 당원들의 표심이 뒤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나 부위원장은 딜레마적인 상황에 빠진 것이라는 분석도 솔솔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