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전, 北 "통제불능 국면" vs 韓美 "핵 사용시 정권 종말"

박정천, 한미훈련 연장에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한 것" 북한 '화성-17형 ICBM'까지 발사...남은 건 7차 핵실험 뿐? 한미 공동성명 발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 안 할 것" 미국, 한국에 美전략자산 '상시 배치' 준하는 조치 전개 나서 한미 양국,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 매년 개최하기로 합의

2022-11-06     이혜영 기자
이종섭(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과 B-1 전폭기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우리 군도 맞불로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의 연장 계획을 선언했는데, 그러자 북한은 즉시 전날밤(3일) 미사일 3발을 발사하고 포병사격 80여발을 또 쏘고 나서 마치 남북이 전쟁 수준에 가까운 강대강 대치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3일밤 9시 35분쯤부터 9시 49분쯤까지 황해북도 곡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이어 11시28분 심야에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80여발의 포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같은날 앞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박정천 부위원장은 담화문 발표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의 무책임한 결정(비질런트 스톰 연장)은 연합군의 도발적 군사행위로 초래된 현 상황을 통제불능의 국면으로 떠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부위원장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미국과 남조선은 자기들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같이 무리하게 극한의 무력 도발을 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는데, 더욱이 북한이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발사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북한에 남은 것은 이제 핵실험 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북한이 핵실험을 실행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이 반응을 보일 때까지 빈번하게 무력 도발을 시도해 왔던 데다가, 심지어 국제 사회의 이어질 비난을 우려한 듯 자신들의 도발을 정당화하고 도발의 명분으로 한미 연합훈련인 '호국 훈련'과 '비질런트 스톰'을 빌미로 삼았다는 해석이 다수였는데 즉, 북한은 7차 핵실험을 강행하기 위한 목적에서 전략적으로 계산된 행보를 하고 있다고 풀이되어 사실상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얘기인 것이다.

반면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국방부청사(펜타곤)에서 열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북한을 향해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이는 북한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장을 날렸다. 

특히 양국은 "필요에 따라 미국의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겠다"면서 "불안정을 유발하는 북한의 행위에 맞서는 조치들을 확대하고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찾아 나갈 것이다"고 공언했다.

즉, 북한의 핵 억지력을 위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국에 '상시 배치'에 준하는 조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미국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을 제공하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더나아가 양국은 북한의 핵태세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미국의 핵잠수함 및 핵폭격기 등이 참여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