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차 놓고 한동훈 “나라면 상 안 줘”…이재명 “보수정권, 창작 자유 억압”

韓 “이 그림 보면서 혐오 퍼지는 건 반대”…李 “보수정권 들어서면 창작의 자유 억압”

2022-10-06     김민규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우). 사진 / 시사신문DB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6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검찰을 풍자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고등부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들어가지만 제가 심사위원이었으면 상 줘서 응원하거나 그러진 않았을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차’ 그림과 관련해 질문하자 명칭을 ‘윤석열차’가 아니라 ‘토마스 기차’라고 칭했는데, “토마스 기차 그림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저는 법률가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법무부장관으로서 표현의 자유는 넓게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림이) 어떤 사실 등에 기반하지 않은 풍자의 영역으로 그린 것이지 않겠나. 미성년자가 그린 그림에 함의가 뭐냐고 하는 것은 부담되는 일”이라면서도 “혐오와 풍자의 경계는 늘 모호하다. 이 그림을 보면서 혐오와 증오의 정서가 퍼지는 것 자체는 반대한다”고 강조해 해당 그림이 수상작으로 되면서 정치적 논란을 촉발했음을 에둘러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여기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위원님처럼 정확한 걸 반영한 것이라고 느끼는 분도 많을 것이다. 시각대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는데, 다만 앞서 윤 대통령은 자신을 풍자한 그림인 ‘윤석열차’로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런 문제는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그림을 최근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대해 엄중 경고한 것은 물론 해당 공모전 심사 기준과 선정 과정을 조사하면서 후원 승인 취소도 예고했는데, 이에 6일 국회 문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문체부의 조치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담긴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뿐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국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만화 예술인 간담회’에 참석해 “문화예술 활동하는 여러분이 국가로부터 지원 받고 격려 받는 것도 부족한데 부당하게 억압당하는 일이 다시 또 벌어지고 그 점 때문에 이 자리에 함께 하게 된 게 참 안타깝다”며 “이상하게 보수정권이 들어서면 블랙리스트, 또는 문화예술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역설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겨냥 “윤 대통령은 어느 영역에서나 자유를 강조하는데 가장 자유로워야 할 문화영역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결국 자유라는 게 강자들의 자유만을 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라며 “더구나 창작자가 학생이라는 것 아닌가. 문화예술에 대한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정부가 맹성하길 촉구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만화계에서도 이번 윤석열차 논란에 대해 문체부 대응에 연일 우려를 표했는데, 전국시사만화협회는 앞서 지난 5일 ‘자유’라는 단어만 33차례 반복한 ‘윤석열차 외압 논란에 대한 성명서’를 공개했으며 이 대표와 가진 6일 간담회엔 우리만화연대 고경일 회장, 웹툰협회 전세훈 회장 등 관련업계 예술인 9명이 참석해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