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경수사 압박에 "정적 제거" 맹폭···권성동 "무리한 레토릭"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자신의 사법리스크에 둘러 싸여 검찰에 기소까지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윤석열 정부의 검찰과 경찰을 향해 "야당 탄압과 정적(政敵) 제거에 너무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정적 제거' 주장에 대해 "도적 제거 위함"이라고 맞받아치며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정치의 목적은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다. 대리인으로 충직하게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겠다"면서 윤 정부를 향해 "정쟁 대신 국민 삶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대한민국 경제 산업 발전에 더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 결과가 뒤집혔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경찰에 물어보시라. 왜 뒤집혔는지"라고 답해 사실한 불편한 심경이 역력해 보였다. 더욱이 '제3자 뇌물공여 혐의 적용' 등의 경찰 수사 결과와 관련해 쏟아지는 질문에 대해 답을 회피하며 자리를 떠났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최근 검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 공표)로 기소한데 이어 경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것을 두고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여 사실상 자신을 향한 검경수사에 대해 불만을 내비치고 나선 것이라고 해석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에게 야당탄압 프레임은 절대로 작동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이렇게 많은 범죄 의혹을 안고 선출된 야당 대표가 있었나. 범죄혐의가 있으니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이어 그는 "오히려 검경의 수사야말로 '야당 정상화'의 시작이다. 당 대표가 당 전체를 방패막이로 이용하는 비정상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정말 민생을 위한다면 당 대표부터 사퇴하고 성실하게 수사 협조하시라. 산적한 국가적 과제가 많은 시점에 지금처럼 거대야당이 비정상적 상황을 지속한다면, 이 또한 민생에 해가 되는 일인 것"이라고 맹폭했다.

더욱이 권 원내대표는 "정적제거 역시 무리한 레토릭"이라면서 "법에 따라 권력자의 범죄 의혹을 밝히는 목적은 정적이 아니라 도적을 제거하기 위함이다"고 꾸짖었다.

더 나아가 그는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거듭 촉구하고 나선 행보에 대해서도 의심을 눈길을 내비치며,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 사전형량조정제도)을 위한 정략적 행보가 아니기를 바란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