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새 비대위長 정진석 추인, 이준석 "같은 실수 반복" 직격
'개사진' 올린 이준석 "인간 욕심 끝 없어" "'돈에 관심 없어요' 하는 사람 경계 해야" 조경태 "악수...썩 유쾌한 결정 아니었다" 천하람 "친윤계 인재풀의 한계 드러나"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국민의힘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의 중진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당 의원총회에서 '박수'를 받으며 추인된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가 연일 밈(Meme·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물) 공격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전날(7일) 정 부의장이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인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곁눈질을 하는 '시바견' 사진을 게시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이날(8일) 다른 게시물을 통해 한 사람이 "'나는 돈에 관심 없어요' 하는 사람을 경계하셔야 돼요. 그 사람은 돈에 미친 사람입니다"라고 강의하고 있는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비대위 체제' 전환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상황인데다가 심지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누누히 알져진 사실인데 당 지도부는 더 나아가 이 전 대표가 그간 '윤핵관 호소인'이라고 지목했던 정 부의장을 떡하니 새 비대위원장에 선임하고 나서 자신의 불만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라고 관측했다.
즉, 이 전 대표는 비대위 전환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경고하며 강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당의 개혁을 위해 '윤핵관'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줄 곧 내왔는데, 오히려 당에서는 자신과 대립각을 펼쳤던 인물까지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인하여 자신이 무시 당하는 상황에 이 전 대표는 단단히 화가 났다는 얘기인 것이다.
실제로 정 부의장은 지난 6월 이 전 대표의 우크라이나 행보를 두고 '자기 정치 하고 있다'고 공격을 가하고 나서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윤핵관과의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에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와의 갈등을 좁혀 당의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국민의힘의 상황을 고려해 사실상 정 부의장의 임명에 다소 놀라워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한편 국민의힘 당내 의원들도 정 부의장의 추인을 놓고 불편해 하는 기색이 엿보였는데, 특히 조경태 의원은 8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하여 "정 부의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관계가 껄끄러운 상태"라면서 "당이 악수를 둔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아울러 조 의원은 의총에서 정 부의장이 박수로서 새 비대위원장에 올라선 것과 관련해서도 "비대위원장은 명색이 당 대표 자격인데 그렇게 추인해서 넘어갔다. 반민주적인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한탄했으며, 더욱이 전날에도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하여 "(정 부의장은)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 아니다. 박수로서 끝났는데, 사실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안치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 썩 유쾌한 결정은 아니었다"고 연일 비판을 이어 나갔다.
뿐만 아니라 조 의원은 "(우리 당은 지금) 좀 더 융합시키고 통합시키는 모습들이 필요한데, 이번 비대위원장의 선임이 과연 '융합과 통합에 적합하냐' 하는 부분에서는 좀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있다. (그리고) 윤핵관의 2선 후퇴라는 것이 과연 이게 무늬만 2선 후퇴인지 내부적으로는 또 그걸 오히려 더 강화시키려고 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고 씁쓸해하며 부적절한 인선이라고 혹평했다.
이에 더해 이날(8일) 천하람 혁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새 비대위원장의 인선 결과에 대해 "티 안 나게 새로운 느낌으로 윤핵관이나 친윤 색채가 안 나는 분들로 모시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안 되다 보니까 결국은 돌고 돌아서 정진석 부의장으로 간 것 같다"고 상황을 짚으면서 "역설적으로 친윤계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면서 천 혁신위원도 마찬가지로 "정 부의장이 이 전 대표와의 정치적 해결이 가능한 카드인가라는 부분에서도 당내 우려가 상당히 있다"고 꼬집었고, 심지어 의원총회의 '찬반 박수'를 통해 당내 의견이 의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쯤 되면 찬성하는 사람, 반대하는 사람 다 박수치라고 해서 데시벨을 재야 될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