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겨냥' 이준석 "자신감 없는 황제, 경기전 찌르고 시작해"

이준석 "尹·윤핵관, 잘못한 것 시인해야" "윤핵관, 가처분 인용되면 옷 벗어야 할 것" 법원, 이준석 가처분 신청 판결 다음주 예고 신평 "李, 프레임 걸려들기 기다리는 거미 같아"

2022-08-23     이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좌)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우). 시사포커스DB

[시사신문 / 이혜영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나오는 황제 '코모두스'와 검투사 '막시무스'의 이야기를 자신의 현재 상황에 비유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는데,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밤(22일) MBN '판도라'에 출연하여 '자신의 당대표 복귀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면 어떻겠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결국 검투사가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고, 그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황제 본인이 직접 검투사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그는 "누가 만약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서 타협하자면서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하겠다고 하면 (아마도 또) 11월쯤 뭐가 쑥 나타나서 (저의) 옆구리 한번 푹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면서 "(그래서 제가)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당내 불신감이 가득 차 있는 모습임을 여감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러면 무엇을 제시하면 되겠느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해 "(그들이) 잘못한 것을 다 시인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말이 되겠는가. 감히 어떻게 대통령과 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겠나"라고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권의 핵심에 있는 분들이 자기들이 사고 친 걸 시인하고 이렇게 해도 안 되는 것인데, 그러면 그것은 나라가 부러지는 일"이라고 한탄하면서 "그래서 (제가) 기대도 안 하고, 요구도 안 하고, 제안도 안 듣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지어 이 전 대표는 같은날 앞서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서도 윤핵관을 겨냥해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당내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기에 상당한 분들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 "(그들은) 옷 벗고 나가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즉, 자신의 정치 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자신도 절대 뒤로 물러서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진 이 전 대표는 갈등이 커질대로 커져버려 당 내홍까지 심화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갈등 봉합을 위한 해결책은 자신이 아닌 윤핵관들이 무조건 뒤로 물러나는 수순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가 법원에 제기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대한 가처분 신청 결과는 '다음 주 이후에 결정날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한편 지난 대선 기간에 윤 대통령의 멘토로 활동했었던 신평 변호사는 같은날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하여 이 전 대표를 향해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7억 투자 각서를 써준 행위로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받았는데 이것을 마치 정권과의 불화, 정치적 박해로 인한 것이라는 프레임을 짜 윤 대통령이나 여권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 전 대표는 지금 자기만의 프레임을 만들고 여기에 여권이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거미와 같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들을 향해 "대통령이건 여권의 누구든 간에 그쪽으로 몸을 움직이는 순간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서 아주 나쁜 결과가 초래된다"며 "여기에 말려들면, 프레임에 빠지는 것으로 이는 이 전 대표의 의도를 달성하게 만든다. (그러면) 점점 더 수렁에 빠지고 거미줄에 바로 걸려서 꼼짝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 전 대표의 추가 징계를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