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첫 검찰총장, 한동훈 ‘연수원 동기’ 이원석 내정

한동훈 장관 취임 이후 검찰총장 직무대행 맡아온 ‘윤석열 사단’

2022-08-18     김민규 기자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신문 / 김민규 기자]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으로 18일 한동훈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 사실상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아 검찰을 이끌어온 전남 보성 출신의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지명됐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는 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역임한 수사기획통으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잘 이끌어줄 것으로 판단한다”며 한 장관이 제청한대로 이 후보자를 내정했음을 밝혔다.

한 장관과 사법연수원 동기(27기)이기도 한 이 후보자는 대검 수사지원과장과 수사지휘과장 등을 지낸 특수통으로 지난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사했으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맡아 함께 한 바 있어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이란 막중한 자리에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막중한 책무를 느낀다”면서도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절차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 각종 검찰 내 현안은 청문회 과정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검찰의 존재 이유는 국민 생명과 신체 안전 등 기본권 호보”라며 “검찰 일에 비결이나 지름길은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겸손하게 경청하고 검찰 구성원이 힘을 합쳐 국민 기본권 보호에 모든 힘을 다 쏟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검찰 중립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도록 하겠다”고도 역설했다.

또 별도로 다른 메시지를 받은 것은 없다고 밝힌 이 후보자는 자신이 지명된 것과 관련 “정의롭고 공정하게 검찰을 이끌어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검찰 구성원 모두 어려운 시기에 한뜻으로 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는데, 검찰총장 공석 상태가 100일 넘게 지속되어 왔던 만큼 이번 인선은 검찰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구나 추천위에서 올린 4명의 후보군 중 연수원 기수가 제일 낮은 이 차장검사가 총장 후보자로 최종 낙점된 점도 총장 직무대리로 그간 검찰을 이끌어오기도 했지만 마찬가지로 최연소 법무부장관으로 취임한 한 장관과 최근까지 검찰 인사 과정에서 10여 차례 협의했을 정도로 줄곧 호흡을 맞췄던 점 역시 전임 총장(김오수 전 총장)과 7기수나 차이가 나는 역대급 기수 파괴를 감수하고 내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비쳐지고 있다.

다만 윤 대통령조차 지난 2019년 검찰총장으로 지명됐을 당시 전임인 문무일 총장과 5기수 차이로 역대급 기수 파괴란 평가를 받았었는데, 이번엔 그보다 더 큰 격차로 총장 후보를 내정해 현직 고검장 뿐 아니라 노정환 울산지검장, 문홍성 전주지검장 등 일부 검사장급 검사가 이 후보자보다 더 기수가 높은 상황이어서 관례대로 총장 후보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진사퇴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일각에선 검찰조직 안정에 무게를 둔 인선이니 만큼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단지 총장 임명을 계기로 검찰 고위직에 대한 대규모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 비서실장은 이날 검찰총장 인선 외에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엔 법무부 감찰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는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명했다고 밝혔으며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선에 대해선 “지금 몇몇 후보자를 검증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확정 되는대로 여러분께 보고드릴 것”이라고 밝혔다.